미국 중앙은행(Fed)의 차기 의장 지명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명권을 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ed 의장 후보가 압축되고 있다”면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와 제롬 파월 Fed 이사를 거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말 좋아하는 옐런 의장도 만났다”며 “그래서 내가 (의장 후보로) 보고 있는 사람은 세 명”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외신들은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중 한 명은 차기 의장, 나머지 한 명은 부의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CNBC 설문에서는 차기 의장으로 파월 이사가 될 것이란 응답이 45%, 테일러 교수는 23%로 나왔습니다. 옐런 의장은 민주당 정권에서 지명한 사람으로 다수당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는 파월 이사나 테일러 교수가 Fed를 맡으면 긴축 움직임이 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월 이사는 원래 비둘기파지만 옐런보다는 좀 더 빠른 긴축을 선호해왔습니다. 테일러 교수는 기본적으로 매파입니다. 그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적정 금리를 도출하는 '테일러 준칙'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준칙에 따르면 지금 적정한 금리는 2.5~3%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준금리 1~1.25%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테일러 교수의 임명 가능성이 제기되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주 1.580%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테일러 교수는 지난주 보스턴에서 열린 Fed 컨퍼런스에서 “기준금리는 정해진 룰에 따라 움직이는 걸 선호한다”는 자신의 기존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경 주최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테일러 준칙을 적용한다면 미국의 현재 적정한 기준금리는 연 3%대일 것”이라며 “미국은 천천히 금리 인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것은 아주 느린 속도지만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테일러가 Fed 중책을 맡는다해도, Fed가 테일러 준칙을 전면 수용할 지는 의문입니다. Fed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테일러 준칙은 기준 금리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지만, 그 가치는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 보스턴 회의에서도 에직 로젠그랜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Fed가 공식 규칙을 따르도록 하는 데 반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2007년 테일러 준칙이 적용됐다면 금리가 훨씬 느리게 떨어져 이미 심각한 경기 침체를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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