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코스피(KOSPI)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500 고지'를 밟은 가운데 채권시장에서 '경계 신호'가 포착됐다. 장단기 국채 스프레드가 빠르게 좁혀졌기 때문이다. 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는 경기상황에 부정적인 지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국채 시장은 매파적(강경한) 스탠스를 내비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영향으로 단기물 금리가 급등했다.
단기 영역에서 손절성 투매가 등장하면서 채권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물 매도세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국고채 3년 금리는 1.912%에서 2.087%로, 10년 금리는 2.390%에서 2.470%를 기록해 장단기(국고채 10년-3년) 금리차는 47.8bp에서 38.3bp로 변동됐다.
김진평 삼성선물 채권 애널리스트는 "금통위 이후 단기 금리가 연일 급등해 장단기 스프레드가 빠르게 좁혀졌다"며 "3년물 금리는 2.0%대를 돌파해 기준금리 대비 75bp 이상의 스프레드를 기록했으며 스왑시장에 내재된 3개월 후 1일 금리는 1.61%, 6개월 후 1일 금리는 1.80%, 1년 후 1일 금리는 1.99%로 금리인상을 1회에서 3회까지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물의 경우 우호적인 수급 여건과 장기적인 경제 성장률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탓으로 상승이 제한됐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국고채 바이백(국채 매입) 증가(6000억원)를 결정한 것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10월 금통위에서 나온 '소수의견'이 바로 단기 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됐으나, 예상하지 못한 금리인상 소수의견과 3%대 성장 전망에 전체적인 시장 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그간 첫 금리인상을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해온 시장의 기대심리가 '연내 인상'으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리인상 예상 시점은 내년 상반기에서 내년 1분기(1~3월) 중으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내년 중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11월에 열린다. 하지만 이번 단기금리의 급등에 대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진평 연구원은 "11월 금리인상과 2018년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현재 단기 금리 급등은 과도하다"며 "수출 산업 위주의 경기성장과 부진한 고용증가 현황 등을 감안할 때 시장의 반응은 지나치고, 앞으로 미국 상원의 예산안 편성 통과 등 트럼프 정책 추진이 장기물 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나 연구원 역시 "내년 중 2회 가량 금리인상이 예상되지만, 두 번째 인상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며 "이는 올해 성장률 상향에 비해 내년 성장률에 대한 확신이 다소 부족해 보이고, 내년 성장률 호조를 뒷받침하는 요인들이 대외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탓에 하방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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