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펀드, 2.3% 수익에 그쳐
금펀드·원자재펀드도 '부진'
[ 김우섭 기자 ] 한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 활황에도 맥을 못 추고 있는 펀드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금의 절반 정도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롱쇼트펀드와 유가 등 원자재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펀드 수익률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40개 롱쇼트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2.7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2.04%보다 19.31%포인트 낮다.
설정액 500억원의 ‘삼성아시아롱숏’ 펀드는 수익률이 -0.58%였다. 유리트리플알파도 0%대(0.58%)의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다. 전통의 ‘롱쇼트 명가’ 삼성헤지자산운용 펀드들도 연초 이후 0~2%대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롱쇼트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롱), 내릴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쇼트·빌려서 매도)하는 투자 기법을 활용한다. 성격이 엇비슷한 종목을 짝 지운 뒤 하나는 사고, 하나는 파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중소형주를 공매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증권사가 빌려줄 수 있는 물량이 대형주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로 대형주를 공매도 대상으로 삼다 보니 대형주가 오르는 장세에선 부진할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200지수는 25.56% 올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투자설명서에 명시한 원칙 안에서 운용하다 보니 상승장에서 롱 비중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지만 않아도 다행으로 여기는 펀드매니저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스권에 갇힌 유가 등 원자재값 움직임과 연관된 투자 상품의 수익률도 부진하다. 글로벌 증시 랠리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된 러시아 증시가 대표적이다. 러시아 대표지수인 RTSI지수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1.19% 하락했다. 러시아 증시는 유가와 천연가스값 영향을 크게 받는다. 러시아 증시 상장사의 49%가 에너지 관련 사업체이고, 19%는 원자재와 관련돼 있다. 원자재 선물이나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도 같은 기간 1.59% 오르는 데 그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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