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미국 통화 긴축… 신흥국 달러 채권에 '찬물'

입력 2017-10-23 17:39  

연말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달러 표시 채권가격 동반하락 조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연 2.38%…3개월 만에 최고치
신흥국 달러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도 '빨간불'
"현지 통화 채권투자가 유리"



[ 하헌형 기자 ]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면서 신흥국 달러 채권 가격도 덩달아 내려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달러 채권 가격은 발행 국가의 시장 금리가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美 금리 상승 땐 자본 손실 불가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0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0640%포인트 오른 연 2.384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7일(연 2.3858%) 이후 3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지난달 8일 연 2.0541%까지 내려갔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반 만에 0.3%포인트 넘게 뛰어올랐다. 김윤진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픽스드인컴운용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말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경기 부양 기대도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신흥국 달러 채권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해외 채권형 펀드를 통해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의 신흥국 정부(기업)가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2%대 중반을 넘어서면 신흥국 달러 채권 가격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Fed가 올 12월에 이어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중장기 국채와 신흥국 달러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현재 3%포인트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신흥국 달러 채권 스프레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2.6%를 넘어선 지난해 12월 4%포인트에 근접한 수준까지 벌어졌다. 달러 채권 스프레드는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와의 금리 격차를 나타낸 값으로, 이 수치가 커졌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환 변동 노출 상품 더 위험”

신흥국 달러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펀드 자산의 90% 이상을 중국 기업의 달러 표시 회사채로 채우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 펀드는 지난달 -0.10%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보다는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현지 통화 채권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통화 강세에 따른 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달러 채권 펀드 가운데 환 변동 위험에 노출된 상품은 원·달러 환율 하락(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도 볼 수 있는 만큼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의 환 위험 회피(헤지)형 ‘삼성달러표시단기채권H’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0.88%인 데 비해 헤지를 하지 않은 같은 상품의 수익률은 -4.81%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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