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인수한 부실사업장
대주단 소송 해결될 듯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23일 오후 3시15분
2014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의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던 프랑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팔린다. NH금융지주 대신 수백억원을 물어주기로 한 우리은행은 한시름 덜게 됐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매각주관사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프랑스 보솔레이 사업장 부실채권을 매각하기 위해 지난 20일 실시한 본입찰에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 안드로메다인베스트먼트, 콜로니노스스타, 데이빗슨켐프너 등 글로벌 및 현지 자산운용사 4곳이 참여했다.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가 제시한 가격과 인수 조건은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거래가 사실상 성사된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가격은 1000억원 안팎으로 원금을 건질 만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자산운용사까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예상보다 뛴 덕분이다. 유력 후보 가운데 하나인 포트리스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33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다.
보솔레이는 지중해 최고급 휴양지인 모나코를 둘러싼 지역이다. 우리투자증권의 PF 사업장은 고급 휴양지가 즐비한 프랑스 동남부 해안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아파트 부지다. 우리투자증권이 유안타증권(옛 동양종금증권) 상지건설 등과 2008년 약 1100억원을 투자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이 좌초됐다.
이 사업이 주목받은 건 2014년 NH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다. 유안타증권 등 대주단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면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장애물이 될 우려가 있었다. 판결 결과 ‘100억원 이상을 손해배상금으로 물어주게 될 경우 원주인인 우리은행이 대납한다’는 특별면책 항목을 계약서에 넣고서야 거래가 이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프랑스 법원의 근저당권(소유권) 소송에서 이긴 데 이어 부실채권 매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대주단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이유도 사라져 자연히 손실보전 조항까지 소멸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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