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홍의원, 해경청장의 직원 격려도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해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전 해양경찰의 해상경계 강화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 정작 해경청장이 간부나 실무 직원들과 수차례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경청장 업무추진비 사용현황’에 따르면, 박경민 청장은 지난 9월 15일 북한이 ‘화성-12형’ 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해안 경비 실무부서인 경비국과 국·과·계장급 간담회 후 만찬 회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12형 미사일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가운데 최장 거리 비행 기록을 깬 것으로 평가됐고, 당일 한국은 물론 일본까지도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또한, 해경은 지난 9월 3일부터 북한 핵실험 관련 전체 해경에 해상경계 강화지시를 내린 상태였었다.
박 청장은 지난 7월 28일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이 발사된 날에도 ‘해경 혁신 100일 플랜 추진 과제 과장급 간담회’ 명목으로 간부들과 곰장어 만찬 회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박 청장의 취임 바로 다음 날이었다.
박 청장 취임 전 해경 수장이었던 홍익태 전 해양경비안전본부장도 안보 위기가 고조된 시기에 회식 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 6월 8일 북한이 원산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한 날 제주해역 치안현장 방문 후 해산물 회식을 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6년 3월 31일 북한의 GPS 교란 신호가 감지돼 해양경비 관련 전체 부서가 비상경계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을 때도 경북 포항의 한 횟집에서 현장점검 뒤풀이 회식을 진행했다.
또 2016년 6월 22일 북한이 원산에서 무수단급 중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연달아 발사했을 때에는 중국 어선 단속 기동전단을 격려한다며 돼지고기 340만 원어치를 전달했다.
황주홍 의원은 "조직 수장이 직원들의 사기와 격려 증진을 위해 회식을 할 수 있지만, 직원 격려도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황 의원은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바다를 지키는 해경이 안보위기 상황에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 안전을 굳건히 지켜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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