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임차료 인상 부담까지
이 기사는 10월24일(17: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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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4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는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면세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드 여파로 업체들의 실적 변동성이 높은 것이 확인되면서 면세산업 내 최고 신용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호텔롯데(AA+) 호텔신라(AA) 신세계조선호텔(A)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A-) 등 현재 신용도를 평가하고 있는 모든 면세업체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붙여놓고 있다. 호텔롯데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것을 고려하면 산업 내 최고 신용도 재검토는 이 회사 등급을 내릴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호텔롯데의 올 상반기 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주력인 면세사업 영업이익(74억원)이 2200억원 이상 줄었고 호텔사업 적자(778억원) 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지난 3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을 규제하기 시작한 뒤 주고객인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한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올 1~9월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1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5% 감소했다.
송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의 위협이 뚜렷해지고 지나달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배치되면서 중국 정부의 반발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센카쿠열도 관련 중·일 갈등이 2년 이상, 지난해 5월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대만간 갈등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중 갈등에 따른 중국관광객 감소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경우 사드 이슈 외에도 인천공항 매장 임차료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까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5150억원이었던 호텔롯데의 최소보장 임차료는 앞으로 3년간 크게 오를 예정이다. 임차 3년차인 내년 8월까지는 7740억원, 4년차(2018년 9월~2019년 8월)에는 1조1610억원, 5년차(2019년 9월~2020년 8월)에는 1조1840억원까지 인상된다. 같은 기간 임차료 인상 폭이 500억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에 비하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호텔롯데는 현재 인천공항공사에 임차료 방식을 ‘최소보장액’에서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인천공항공사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면 임차료가 기존보다 20~3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현 면세점 임차료 부과체계가 유지되면 호텔롯데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8000억~1조4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쌓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연구원은 “면세사업 실적이 크게 악화한데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재편으로 기업공개(IPO) 시기도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무구조 악화가 장기화할 것”이라며 “주요 재무지표가 신용등급 하향기준을 확실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될 때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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