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인경(29)과 지은희(31)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성기 중 찾아온 슬럼프로 다년간 마음 고생을 했다는 것, 그리고 최든 힘찬 부활의 날개를 폈다는 것이다. 두 선수는 메인 스폰서도 같다. 모두 한화골프단 소속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다국적 군단’으로 구성된 클럽이다.
지난주 스윙잉 스커츠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8년 만에 우승한 지은희의 골프백에는 4개 브랜드의 클럽이 촘촘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는 테일러메이드를 사용한다. 아이언은 야마하 클럽이다. 웨지는 캘러웨이, 퍼터는 타이틀리스트 제품을 사용한다. 지은희는 “수년 간 골프를 치면서 나에게 가장 맞는 클럽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일러메이드와 드라이버에 대한 계약을 맺긴 했지만 나에게 잘 맞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며 “다른 클럽들도 직접 구매하진 않고 해당 브랜드에서 클럽 후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캐디백에도 4개 브랜드 골프클럽이 꽂혀 있다. 우드와 하이브리드는 테일러메이드, 아이언은 미즈노, 웨지는 타이틀리스트 보키, 퍼터는 캘러웨이 오디세이 등이다. 한때 하이브리드는 로열 콜렉션 제품을 사용한 적도 있어 5개 브랜드로 캐디백을 채우기도 했다. 김인경은 특정 브랜드와 계약을 하지 않는다.
클럽 사용 계약은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수입원이다. 하지만 클럽 사용 계약이 족쇄로 작용할 때도 있다. 다른 브랜드 클럽을 사용하고 싶어도 계약 내용에 저촉되면 사용할 수 있다. 김인경이 클럽 계약도 마다한 이유 역시 얽매이기 싫어서다. 계약이 없는 김인경은 시즌 중이라도 마음에 드는 클럽이 있으면 언제든 경기에 들고 나올 수 있다. 지은희도 상황은 비슷하다. 두 선수의 클럽 구성은 오랜 기간 슬럼프 기간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나타난 치열한 고민과 방황의 흔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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