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관계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주가에 다시 상승 탄력이 붙을 수 있을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업종의 주가가 이틀째 강세다. 오후 2시12분 현재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2% 오르며 30만원대 회복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코리아나(3.28%) 한국콜마(2.49%) 리더스코스메틱(1.9%) 에이블씨엔씨(1.77%) 한국화장품(1.3%) 등도 상승세다.
화장품주가 오르는 배경은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폐막한 중국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영향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되고, 2년 만에 한·중 국방장관회담도 열렸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처음으로 양국 장관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올해 안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양호한 점도 국내 화장품사 입장에선 호재다. 중국 현지에서의 국내 화장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전날 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내놨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088억원, 25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3.5% 증가한 것이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웃돈 배경은 중국향(向) 수요 때문"이라며 "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면세점 매출이 확대되고 현지에서 성장 시그널이 뚜렷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후'를 포함한 고가 브랜드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급증하며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박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화장품 매출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소비 환경이 개선 추세에 있어 구매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LG생활건강의 중국 화장품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 비중의 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020년에는 1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에 대한 증권가의 호평이 잇따르면서 목표주가도 뛰었다. 키움증권은 최고 137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고가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에서 성장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희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적을 주목해야 한다"며 "프리미엄 화장품의 해외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므로 주가 조정시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이 읽히고 있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실적이 바닥이므로, 펀더멘털 개선과 함께 투심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연저점(26일 23만6500원)을 찍었던 아모레퍼시픽은 서서히 낙폭을 회복해 25% 넘게 올랐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에 사드로 인한 악재가 모두 반영될 것"이라며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으므로 향후 실적 개선과 함께 높은 멀티플이 정당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30일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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