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된 금성사 의류건조기 "여전히 잘 돌아갑니다"

입력 2017-10-25 16:46  

1994년 구매한 고객, LG전자에 해당 제품 기증
국내 최초로 퍼지기술 적용한 의류건조기




LG전자가 20여 년 전 선보인 금성사 의류건조기가 다시 창원사업장으로 돌아왔다.

1994년에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구입한 고객이 해당 제품을 제조사인 LG전자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 주인공은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부부 염재영씨(65세)와 이희순씨(62세)다.

이 건조기(모델명: DK-400AI)는 금성사가 1991년 출시한 4kg 용량의 전기식 의류건조기다. 당시로선 가장 앞선 기술인 ‘퍼지(Fuzzy)’가 적용된 이 제품은 3개의 온도 센서가 건조물의 양과 온도 변화를 감지해 최적의 상태에서 의류를 건조해준다.

염씨 부부는 1994년 당시 적지 않은 금액인 22만4000 원에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구입했다. 미국 여행 중 의류건조기를 사용해본 경험이 건조기 구매를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 이들은 국내에서 의류건조기가 생소한 제품이었는데 매장에서 금성사 의류건조기를 발견하고 놀랐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희순씨는 “평생 구입했던 전자제품 가운데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한 제품이 바로 이 건조기”라며 “20년 넘게 지인들에게 건조기 구매를 추천해왔는데 최근에서야 건조기 붐이 일어나더라”고 말했다.

또 이씨는 “가장 큰 자랑거리였고 지금도 멀쩡히 작동하는 제품인데 막상 버리려 하니 너무 안타까웠다”며 “최신 LG 건조기를 구입하며 매장 직원에게 제품을 기증할 방법이 없는지 문의했다. LG전자에서 소중히 보관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창원사업장 내 쇼룸에 기증받은 의류건조기를 전시할 예정이다. 제품을 기증한 염씨 부부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했다. LG전자는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전기식 건조기를 앞세워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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