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파나소닉이 총 1000억엔(약 1조원)을 투자해 일본과 중국, 미국에서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어서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내년 3월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중국 다롄공장에 제2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제2공장도 내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다롄공장 배터리 생산 규모는 2배가량 늘어난다.
파나소닉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미 네바다주 공장의 생산라인도 증설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테슬라 측이 증산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공사가 마무리되면 미국 공장 생산능력이 1.5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에 있는 액정패널 공장에서는 2019년부터 일본 자동차 브랜드 전용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공장의 투자비용을 합치면 1000억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산했다.
파나소닉은 가전제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자동차 배터리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하우스(지능형 주택) 관련 사업을 성장의 중심축으로 삼는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자동차·전자부품 사업부문의 2018년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70% 증가한 1600억엔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은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최근 중국 업체들이 급속히 추격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6년 기준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6.6%의 점유율로 1위다. 파나소닉과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BYD, CATL 등 중국 업체는 대규모 보조금을 비롯해 자국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ATL은 2020년까지 파나소닉의 네바다 공장보다 더 큰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자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워놨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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