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이냐 여의도냐…갈라진 '촛불집회 1년'

입력 2017-10-29 11:50   수정 2017-10-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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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촛불집회 1주년 집회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나눠 열렸다. 1년 만에 촛불 군중이 갈라진 것이다. '촛불 혁명'의 세부 의미를 달리 평가하는 양측 군중이 비판하는 주요 타깃도 달라졌다.

한 해 전 매주 촛불집회가 벌어진 광화문에서 '박근혜는 퇴진하라'였던 핵심 구호는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등으로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이지만, 여전히 촛불은 '현재진행형'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최측 추산 5만 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촛불집회 영상과 전인권밴드, 이상은 등 가수 공연과 중간중간 발언이 이어지는 등 1년 전 집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집회를 기획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한국사회 대개혁은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 쌓은 적폐를 청산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이명박근혜'가 뒤집은 민주주의 시곗바늘을 제자리에 되돌리기 위해 다시 촛불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여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문재인 정부에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투쟁본부는 이날 집회 무대에서 발표한 선언문에서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실망을 주고 있다"고 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 등을 사례로 꼽았다.

투쟁본부는 촛불집회를 마친 이날 오후 9시10분께부터 사드 철회, 한일 위안부합의 폐기, 세월호 진상규명, 비정규직 철폐 등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반대 등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는 '촛불파티 2017'이 열렸다. 주최측 추산 1만 명 이상이 모인 이 집회에서도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고 적힌 피켓이 많이 보이는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축이 된 만큼 행진의 목적지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한 자유한국당 당사가 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8시20분께 자유한국당 당사 방면으로 행진해 '다스'라고 연호하고 정당 해체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광화문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실제로 참석자 가운데는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합니다'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거나 '플라이 미 투 더 문'이라고 적힌 옷을 입는 등 문 대통령 지지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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