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충돌 발생시 며칠내 최대 30만명 사망"

입력 2017-10-29 18:52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핵무기 동원 배제한 분석
홍준표 '하루 6만명'과 비슷

중국·일본·러시아 개입으로 커지며
국제적 갈등 우려도 제기



[ 워싱턴=박수진 기자 ]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핵무기가 동원되지 않더라도 처음 며칠 사이에 최대 3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의회조사국이 미 의원들에게 전달한 62쪽짜리 보고서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한반도 인구밀도를 고려할 때 군사충돌은 미국 시민 최소 10만여 명을 포함해 남한과 북한 인구 25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1분당 1만 회 발사되는 포 사격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런 재래식 무기만 쓰더라도 교전 초기 며칠 동안 양측에서 3만 명에서 30만 명이 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분석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5일 방미 때 미 정부 측 추산임을 전제로 “군사충돌이 발생하면 한·미가 북한의 장사정포를 궤멸시키는 데 1주일쯤 걸리고 그 사이 하루 6만 명씩 사망자가 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비슷하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 무력충돌 시 주한미군이 대거 투입되고, 이는 다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개입으로 확대되면서 분쟁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 영토에 대해 이유 없이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 믿는 전문가들은 별로 없다”면서도 “위기가 고조될 경우 미 의회는 역내에서 미국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그 역할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핵이 주는 잠재적 위협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공격 위협이 없더라도) 중대한 조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의 미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우려를 갖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며 동시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 외교를 재개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최대 전략 핵 기지로 꼽히는 노스다코타주 미노트 공군기지를 찾아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압박 강도를 높였다. 미노트 공군기지는 미국 내 전략 핵 기지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무기를 많이 보유한 곳으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최근 방문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우리의 핵 억지력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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