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그랜저… 젊은층도 반했다

입력 2017-10-30 16:53   수정 2017-10-31 08:49

국내 자동차 시장 1~9월 판매량 보니

그랜저, 20~30대에 어필

유일하게 10만대 이상 팔려
젊어진 디자인·가격 매력적

수입차선 벤츠 E클래스 질주
BMW 5시리즈 무서운 추격

소형 SUV시장 티볼리 1위
현대차 코나, 2위로 뛰어올라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10만여 대 팔렸다. 국내 판매 중인 400여 개 차종 가운데 유일하게 10만 대를 넘어섰다. 2위 아반떼(6만3000여 대)와의 격차도 크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다른 차급을 잠식해 가고 있지만 그랜저 기세는 거침이 없다.

수입차에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독주하는 가운데 BMW 5시리즈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판매량은 E클래스 2만7000여 대, 5시리즈 1만4000여 대다. 소형 SUV 전쟁터에선 티볼리의 왕좌를 코나, 트랙스, QM3, 스토닉 등이 뒤쫓고 있다.

◆현대차 점유율 회복 이끈 그랜저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6.3%까지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였다. 작년 11월 신모델이 나온 그랜저는 현대차가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량이다. 신모델의 본격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9월까지 10개월 동안 8월을 제외하고 월 1만 대 이상 팔렸다.

올해 판매량은 10만4246대로, 내수 시장 3위 업체인 한국GM의 전체 판매량(10만2505대)을 웃돈다. 현대차의 9월 말 기준 시장점유율도 38.5%까지 뛰었다. 업계에서는 한층 젊어진 디자인을 그랜저의 주요 인기 비결로 꼽는다. 연령별 판매 비중은 20대 5%, 30대 25%, 40대 28%, 50대 26%, 60대 16% 등으로 나뉜다. 20~30대가 30%에 달한다.

3000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자율주행 기능 등을 담은 ‘현대 스마트센스’ 등을 달면 6000만~7000만원대 수입차와 견줄 수 있는 옵션들도 있다.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라인업도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 준다.

◆E클래스 vs 5시리즈

벤츠 E클래스는 9월까지 2만7178대 팔렸다. 전체 벤츠 판매량(5만4067)의 절반에 달한다. E클래스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E클래스는 지난해 하반기 완전 변경(풀 체인지) 모델이 나오면서 반자율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주차공간을 스스로 찾아서 전진·후진·평행주차는 물론 자동 출차까지 하는 ‘파킹 파일럿’ 기능도 추가했다.

BMW 5시리즈는 지난 2월 풀 체인지 모델이 나왔다. 물량 부족으로 초기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최근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다. 5시리즈는 9월까지 누적 기준 1만3965대 팔렸다. 그러나 9월에는 3220대로, E클래스(2823대)를 제쳤다.

5시리즈는 반자율주행 시스템 성능을 끌어올리고 주행성능을 높인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탑재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BMW 최상위 차급인 7시리즈에 장착돼 있는 디스플레이키를 통한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도 갖췄다.

◆티볼리 아성에 코나 도전

소형 SUV 시장은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대의 준중형·중형 세단 시장이 소형 SUV에 밀려 위축될 정도다. 9월까지 소형 SUV 판매량은 총 10만2682대로, 작년 같은 기간(7만5346)보다 36.3% 늘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는 거센 도전 속에서도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9월까지 티볼리 브랜드(티볼리+티볼리 에어) 판매량은 4만23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쌍용차는 지난 7월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티볼리 아머’를 출시하며 수성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 코나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석 달여 만에 1만2761대를 달성하며 소형 SUV 2위로 뛰어올랐다. 한국GM의 소형 SUV 트랙스는 전년 동기 대비 66.7% 늘어난 1만2641대로 3위를 차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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