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트의 '방만 경영' GE 이사회도 몰랐다

입력 2017-10-30 19:46  

출장 때마다 전용기 두 대나 띄웠다는데…

16년간 한 대는 텅텅 빈 채 운행
대당 비용 25만달러…스캔들 확산



[ 김현석 기자 ] 제프리 이멜트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전용기 스캔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 출장 때마다 전용기를 두 대씩 동원한 사실을 이사회가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는 게 추가로 밝혀졌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E는 이사회에 전용기(봄바르디에) 운용 비용 등은 보고했지만, 이멜트 전 CEO가 재임 16년간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전용기 두 대가 뜨고 한 대는 텅 빈 채 운항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GE 측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자 최근에야 이사회에 자세히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GE는 이런 관행을 2014년 중반 이후 줄였으며, 위험하거나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출장 갈 때만 두 대를 운항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WSJ는 지난 3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출장 때도 이멜트 전 CEO가 탄 전용기 외에 한 대의 전용기가 더 동원됐다고 보도했다. 비행기가 고장날 경우에 대비해 대기용으로 한 대를 더 띄운 것이다. 전용기 한 대를 추가 운행하는 비용은 한 번에 평균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가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논란은 WSJ가 지난 18일 처음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8월 이멜트가 물러난 뒤 후임인 존 플래너리 CEO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용기 매각에 나서면서 내부에서 쉬쉬하던 소문이 수면으로 드러났다. 이멜트 전 CEO는 재임 초기엔 미국 국내 출장을 갈 때도 전용기 두 대를 썼으나 이후엔 해외 출장 때만 두 대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GE는 모두 6대의 전용기를 운용해 왔다.

이멜트 전 CEO는 최근 WSJ에 이메일을 보내 “여분의 비행기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이런 일이 있다는 걸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멜트는 8월 실적 부진으로 CEO에서 물러났으며, 이달 초 회장직까지 사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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