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 울던 롯데·현대차 "한계상황 벗어나나" 조심스런 기대

입력 2017-10-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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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갈등 '봉합'

중국 진출 기업들 반응
롯데 "중국 선양·청두 복합 개발사업 재개 기대"
현대차 "브랜드 호감도 높여 판매 회복 노력"
화장품 업계 "면세점 유커 매출 늘어날 것"



[ 안재광/강현우/민지혜 기자 ]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한·중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봉합하고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데 큰 기대를 나타냈다.

‘사드 직격탄’을 맞은 롯데의 기대가 가장 크다. 롯데 관계자는 31일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철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도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롯데마트는 연내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줘 중국 정부의 주된 타깃이 됐다. 이로 인해 중국 내 112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현재 87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 손실만 약 6500억원에 이른다. 버티다 못한 롯데는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공사를 중단한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와 청두 롯데복합단지 프로젝트도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 측은 “선양과 청두에선 호텔 공사를 해야 하는데 작업을 거의 못 하고 있다”며 “예정대로 완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시장의 점진적인 판매 회복을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 자동차 구매를 막은 것은 아니지만 반한(反韓) 감정 때문에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소비자에게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판매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는 올 들어 9월까지 70만2017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1.6% 급감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중국 시장을 점검하고 브랜드 홍보관인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대차 브랜드의 호감도를 끌어올려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들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합작공장 설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쌍용차도 프로젝트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작년 10월 중국 산시자동차와 합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산시성 시안시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 3월 사드 갈등이 불거지면서 합작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쌍용차 관계자는 “합작 사업 논의의 상대 파트너인 시안시와 산시자동차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매출 감소로 타격이 컸던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상황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을 중심으로 중국인 매출 회복을 기대했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해외 사업을 확장 중인 화장품 브랜드숍 토니모리도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매장에서뿐 아니라 한국 방문객의 면세점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선 오리온의 기대가 가장 크다. 중국 법인 상반기 매출이 사드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37.3%나 줄었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드 여파가 가장 컸던 3~5월은 힘들었지만 초코파이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하반기 들어 회복되고 있다”며 “한·중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강현우/민지혜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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