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월급 30%는 꼬박꼬박 저축…아내 덕분이죠"

입력 2017-10-31 19:38   수정 2017-11-01 08:56

'올해의 저축왕' 된 홈런왕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

10월31일 금융의 날 국민포장 받아
"재능기부하는 지금이 더 행복"

장범식 금발심위장 녹조근정훈장
안중원 소설가 국무총리 표창



[ 정지은 기자 ] 밥 먹을 때도, 쉴 때도 온통 관심은 야구뿐이었다. 남들은 재테크를 잘해야 성공한다고 했지만 관심 밖이었다. 그저 매달 월급의 30%만 꾸준히 은행에 저축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이자 홈런왕으로 통하는 ‘헐크’ 이만수 전 SK와이번스 감독(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의 얘기다. 이 전 감독은 3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저축부문 국민포장을 받았다.

이 전 감독은 이날 ‘올해의 저축왕’으로 뽑혔다. 그는 “운동하면서 상을 많이 받아봤는데 이렇게 금융분야에서 상 받을 일이 생길 줄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팔불출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 상은 아내가 받아야 한다”며 부인 이신화 씨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돈은 번다고 바로 쓰는 게 아니라 저축을 먼저 하고 나서 남은 걸로 생활해야 한다는 걸 아내에게 ‘전수’받았다”고 했다.

이 전 감독은 월급을 받으면 30%는 무조건 저축했다. 1982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해 첫 월급 150만원을 받았을 때부터 36년째 지켜온 철칙이다. “예금이자가 낮다고 해도 꾸준히 모으는 데 의미를 뒀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잖아요.”


그는 2014년 10월 SK와이번스 감독을 그만둔 뒤 재능기부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광고로 번 돈 3억원을 유소년 야구 발전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전 감독은 “47년 평생 받기만 했다”며 “운동선수로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최고의 야구선수가 되면 근심 없이 행복할 줄 알았다”며 “나눔을 통해 얻는 행복과 보람은 여운이 더 오래 간다는 걸 최근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날 금융의 날 기념식에선 이 전 감독을 포함해 총 195명이 상을 받았다. 장범식 금융발전심의위원장(숭실대 교수)이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등에 기여한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정재성 신용회복위원회 구미지부장은 서민금융부문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또 시인이자 소설가인 안중원 씨가 노숙자 무료급식, 꽃동네 후원 등의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가수 황치열 씨는 금융위원장 표장을 받았다.

이 밖에 사회복지사 이강일 씨(국민포장), 청년창업가 박예나 씨(대통령표창), 구두미화원 윤재천 씨(국무총리 표창), 김나연 학생(금융위원장 표창) 등도 상을 받았다.

글=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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