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갤노트8 덕에 '깜짝 실적'…목표가 줄줄이 상향

입력 2017-11-01 14:40  


삼성SDI가 지난 3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하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저점 매수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주가 상승세가 강할 것으로 본 것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의 호조에 더해 최근 애플의 아이폰8과 아이폰X의 출시에 소형 2차전지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전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대형전지 부문에서도 이익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 오후 2시30분 현재 삼성SDI의 주가는 전날보다 1만6500원(8.01%) 오른 22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SDI는 전날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2.4% 증가한 1조7080억원, 순이익은 1350억원으로 역시 흑자 전환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영업이익 261억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 기록이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23만8000원에서 27만원으로 올렸다. 실적 성장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의 소현철 연구원은 "4분기 또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수 있다"며 "정보기술(IT) 부품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IT용 배터리 판매량이 3분기보다 10.5% 늘면서 영업이익은 1010억원으로 컨센서스(673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줄줄이 향상했다. 이날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존 20만3000원에서 23만원으로 상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6만원까지 목표가를 높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큰 폭으로 올려 잡았다. 17만원에서 27만원으로 수정해 제시했다. 키움증권도 27만원을 기대했다.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IT용 배터리 사업부가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판단했다. 그간 IT용 배터리 사업부는 2014년 갤럭시S5 판매 부진,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등을 겪으면서 실적 악화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갤럭시노트8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큰 폭으로 이익이 성장했다.

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애플 신제품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배터리 등 IT용 배터리 판매량이 2분기 대비 17.7%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한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가 늘고있다는 점도 호재다. 폭스바겐,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SDI는 최근 헝가리 공장을 준공했다. 내년 2분기부터 연 5만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SDI가 그간 적자를 냈던 전기차용 대형전지 사업에서 내년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에 개화에 대한 다소 막연한 기대감만이 모멘텀으로 작용해왔지만 이제는 실적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상당 부분 확보됐다"며 "삼성SDI의 사업가치가 수년 만에 시장 내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소 연구원 또한 "내년 상반기부터는 자동차용 전지공장 가동과 중국 시안 라인의 가동률 증가로 자동차용 전지사업부 매출액이 70%가량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2018년 4분기부터는 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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