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이모저모
문재인 대통령, 연설 후 웃으며 일일이 악수 청해
[ 박종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번째 시정연설을 한 1일 여야 의원들의 표정은 지난 6월과 사뭇 달랐다. 여야 의원들의 환대 속에 입장했던 첫 연설 때와 달리 이날은 여야 반응이 갈렸다. 오전 10시2분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 중앙통로로 입장하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입장에 맞춰 ‘북핵규탄 유엔결의안·북 나포어선 7일간의 (문 대통령) 행적·공영방송 장악음모를 밝혀라’가 적힌 현수막을 든 채 굳은 표정으로 침묵 시위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35분의 연설시간 동안 21번, 입장과 퇴장을 합쳐 23번의 박수를 쳤다. 문 대통령이 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장을 돌며 악수할 때 민주당 일부 의원은 함성과 함께 “파이팅입니다”를 외쳤다. 문 대통령은 이에 두 손 들어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근조 리본을 단 ‘상복’ 차림으로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으로 언론이 사망했다’는 뜻이다. 이어 의석에 설치된 모니터의 뒷면(연단 방향)에는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팸플릿을 붙였고, 문 대통령 연설 도중 박수도 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연설 직후 한국당 의석으로 찾아가 일일이 악수했다. 항의 현수막을 든 한국당 의원에게도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이 때문에 김도읍 의원 등 한국당 일부는 한 손으로 현수막을, 한 손으로는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과 악수한 한국당 의원들은 연설 직후 “대통령이 이쪽으로 올 줄 몰랐다. 오니까 악수는 해야지 어쩌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은 70번 사용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경제’는 39번, ‘예산’은 27번 얘기했고, 국가의 책무를 말하는 과정에서 ‘국가’는 25번 언급했다. ‘사람 중심 경제’를 강조하면서 ‘사람’을 12회 사용했고 ‘안전’은 11회, ‘평화’는 7회 언급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