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아마존, 기하급수적 성장의 비밀

입력 2017-11-02 17:08  

경영학 카페

물류센터 로봇부대·드론 등 첨단 기술 활용
고객이 원하는 제품 가장 싸고 빠르게 제공

스마트폰처럼 실패도 '초고속'
그 경험으로 AI스피커 '대박'

김성훈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아마존드(Amazon’d: 아마존 방식대로 혁신해 관련 업계를 재편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지난 20년간 아마존의 성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1995년 51만달러 매출에서 작년 1360억달러까지 무려 26만 배나 성장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보자.

바로 고객경험 혁신과 운영 프로세스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덕분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절히 활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가장 싸고 빠르게 제공함으로써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성공의 이면에는 수많은 실패도 있었다. 아마도 너무 빨리 실패해 아마존이 ‘파이어폰’이란 스마트폰을 2014년에 출시한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출시 몇 달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인 ‘에코’를 출시해 ‘알렉사’란 서비스로 ‘대박’을 터뜨렸다. 영미권에선 이 알렉사의 편리한 서비스로 인해 운영체제(OS)가 문자 기반에서 음성 기반으로 그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니즈를 음성뿐 아니라 카메라를 통해 대응하기 위해 시각인식이 가능한 ‘에코룩’을 출시하면서 고객 스타일까지 조언해 줄 수 있게 됐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의 불편이나 불만을 파악하고 그들이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해 주는 기업만이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최근 택배 배송 시 고객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 키’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문 앞에 설치된 인식카메라를 통해 택배기사를 확인하고 원격에서 문을 열 수 있는 서비스까지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경험 혁신’을 통해 매출을 높일 수 있다면, ‘운영프로세스 혁신’을 통해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기계화 실험’을 유통 전 과정인 주문·물류·배송·오프라인 매장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초창기 아마존 성공의 핵심 요소는 사람의 구매성향을 파악해 물건을 추천해 주는 상품기획자(MD)였다. 2008년에 사람이 전담하던 MD를 알고리즘화하는 기계화 실험을 했다. 당시 근소한 차이로 기계가 사람보다 우세해 지금은 MD의 80%를 알고리즘이 하고 있다.

물류센터에는 작년 말 기준 4만5000대의 로봇부대가 포장을 제외한 전 과정에서 정확하고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머지않아 자율주행 트럭이 돌아다니고 드론(무인항공기)을 활용한 배송이 본격화되면 획기적으로 배송관련 비용이 줄어든다. 올초에는 미국 시애틀 본사 1층에 계산대가 필요 없는 ‘아마존고’ 매장을 열었고 지난 5월에 인수한 홀푸드 식료품 매장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런 ‘디지털 로봇화’가 진행되면서 사람의 일자리에 대한 걱정이 커져 갈 텐데, 아마존은 지난 1년 반 동안 로봇은 50% 늘어났고 직원도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과학기술 혁명의 도구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업계의 파이를 키워 로봇과 공존하면서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김성훈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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