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꾼 음원株, 주가 '희비'…로엔 콧노래·지니뮤직 우울

입력 2017-11-03 14:21   수정 2017-11-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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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원 업계 1·2위인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지니뮤직이 올해 나란히 수장을 바꾸고 엇갈린 주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 주가는 오랜만에 박스권을 돌파해 신고가를 재차 경신하고 있다. 반면 지니뮤직 주가는 올 하반기 줄곧 내림세를 타다 반토막이 났다.

로엔과 지니뮤직은 각각 지난 10월과 6월 대표체제를 변경했다. 로엔은 기존 박성훈·신원수 공동대표 체제에서 박성훈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지니뮤직은 김훈배 전 KT 플랫폼서비스 사업단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두 대표는 각각 모회사인 카카오, KT와의 시너지 극대화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다. 음원이나 영상 콘텐츠를 모회사가 보유한 플랫폼과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박성훈의 힘'…로엔 주가 10만원 돌파

시장은 로엔의 박 대표에게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특히 그동안 카카오와의 시너지에 목말라있던 투자자들은 박 대표 단독체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도 겸하고 있는 박 대표가 카카오의 로엔 인수 작업을 주도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CJ 미래전략실 부사장을 거쳐 2015년 4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박 대표는 CJ 시절부터 로엔의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해왔다"며 "박 대표 단독체제로 바뀐 것은 로엔과 카카오의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로엔의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엔의 주가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21.8% 뛰었다. 연중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주가는 지난달 20일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선도 넘었다. 잇따른 분기 최대 실적에도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대표체제 변경 소식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실적에 대한 호평보다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시너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실망감이 컸다"며 "로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일 거래량이 상승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민 깊어진 지니뮤직…4개월 만에 34% 추락

반면 지니뮤직 김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업계 2위이긴 하지만 멜론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 데다 이렇다할 주가 상승 재료도 없기 때문이다.

멜론은 최근 유료 가입자 440만명을 확보해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멜론이 카카오 플랫폼과 충성고객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더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니뮤직 입장에서는 3대 연예기획사와의 음원 유통 계약 만료도 부담이다. 그동안 지니뮤직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JYP엔터·에스엠의 기업 간 거래(B2B) 음원 유통사업을 맡아왔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35%가 음원 유통에서 발생했다. 이들 기획사의 지원으로 아티스트 연계 마케팅을 벌여 가입자도 늘려왔다. 업계에서는 이달말 지니뮤직과 계약이 만료되는 기획사들이 새로운 유통사업자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니뮤직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월 김 대표 선임 이후 4개월 만에 34% 추락했다. 전날 종가는 3745원으로, 4월 기록한 연중 신고가 7400원에 비하면 49% 떨어졌다.

향후 김 대표는 회사의 1·2대 주주인 KT와 LG유플러스와의 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가 보유한 인공지능(AI) 플랫폼이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의 시너지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도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성인식 AI 서비스의 핵심 콘텐츠가 음원인 만큼 지니뮤직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분기를 거듭할 수록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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