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휴스턴의 기적

입력 2017-11-03 17:49  

인구 224만 명(2014년)의 미국 텍사스주 최대 도시 휴스턴. 광역권이 아닌 단일 도시 인구에서 텍사스주 주도(州都) 오스틴과 쌍둥이 도시인 댈러스와 포트워스, 공업도시 샌안토니오를 앞선다. 미국 전체로도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에 이어 4위다.

도시 이름은 1835년 멕시코로부터의 텍사스 독립전쟁을 이끈 새뮤얼 휴스턴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총 80㎞에 이르는 운하가 휴스턴과 멕시코만을 연결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부터 항구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나 비교적 신흥도시 이미지가 강하다. 20세기 초 텍사스 석유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휴스턴을 대표하는 산업은 석유와 항공우주, 의료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생산의 거점 도시로 코노코필립스 등 20여 개 다국적 석유기업 본사가 휴스턴에 자리잡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도 이곳에 있다.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우주선을 발사하지만 이후 관제 업무는 존슨우주센터가 맡는다.

휴스턴 남부의 텍사스메디컬센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의료단지다. 이곳의 MD앤더슨암센터는 1999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폐암 치료를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유명해졌다.

휴스턴은 그러나 뉴올리언스 등과 함께 멕시코만을 거쳐 북상하는 여름철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입는 도시다. 올해는 지난 8월 말 들이닥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 때문에 50여 명이 사망하고 주택 4만 채 이상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아직도 도시 곳곳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일 만큼 피해가 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62년 창단 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라는 소식이다. LA다저스 홈구장에서 7차전 승부를 벌인 끝에 승리한 휴스턴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내내 가슴에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이라는 글귀를 붙이고 뛰었다. ‘휴스턴은 강하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민들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호우 피해로 가재 도구를 못쓰게 된 많은 주민들도 라디오로 함께 월드시리즈 중계를 들으며 우승을 기원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몇 년 전만 해도 한 해 162게임 중 100게임을 패하기도 한 팀이었지만, 올해 선수단과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뭉쳐 기적 같은 우승을 이뤄냈다.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