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주위에서 제게 기대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 무대에서는 정말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입니다. 하하.”
2004년 한 우유 광고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서신애(19). 일곱 살 이후 그는 줄곧 촬영장에서 놀았다. 광고와 드라마, 영화를 찍었고 귀여운 외모로 딸과 여동생 역을 도맡았다.
2009년 방송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언니 역의 신세경과 더부살이를 하는 자매로 나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MBC ‘여왕의 교실’(2013), JTBC ‘솔로몬의 위증’(2016) 등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3년차 배우가 된 서신애가 뮤지컬에 도전한다. 오는 24일 서울 연건동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올슉업’(연출 유병은)을 통해서다. 2011년 어린이 뮤지컬에 출연한 적이 있으나 700석 규모의 대극장 뮤지컬은 처음이다.
“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뮤지컬을 선택했는데 하면 할수록 드라마, 영화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걸음걸이와 대사 톤 등을 섬세하게 다뤄야 하거든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해왔는데 최근 결심을 굳혔어요. 계속하기로요. ‘나도 이제 어른이야!’라며 거창하게 보여주기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성인 배우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서신애가 뮤지컬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중학생 때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서다. 그는 “‘빌리 엘리어트’의 배우들이 멋있어서 호기심이 생겼고 언젠가는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엮어 만든 ‘올슉업’에서 서신애는 왈가닥 소녀 로레인 역을 맡았다. 그는 “앞서 선배들이 연기한 영상을 보며 연습하고 있다”며 “로레인은 장난꾸러기에다 사랑에 로망이 있는, ‘빨간머리 앤’처럼 천진한 아이”라고 소개했다.
첫 도전인 만큼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는 “서 있는 자세부터 성량까지 모두 지적받았다”며 “최근에야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뿌듯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인물을 살아보는 것이 연기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과를 내는 과정이 참 좋아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좋았지만 이젠 제가 즐거워요.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어서 욕심이 생깁니다.”
서신애는 “‘올슉업’을 통해 처음으로 돌아가 새 마음으로 연기하는 느낌”이라며 “작품을 끝냈을 때 ‘역시 서신애’라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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