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은행 자본가들이 Fed 만들어 세계 경제 착취?

입력 2017-11-05 19:44  

Fed에 대한 세 가지 오해


[ 뉴욕=김현석 기자 ] 유튜브를 보면 미국 중앙은행(Fed)에 대한 음모론을 담은 동영상이 많다. ‘은행 자본가들이 Fed를 만들어 달러를 찍어내면서 세계 경제를 착취한다’는 내용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뒤 미국 정부가 Fed에서 수조달러를 빌리고 엄청난 이자를 내면서 이런 얘기는 전 세계로 퍼졌다. 이는 Fed가 독특한 ‘반관반민(半官半民)’ 체제여서 나온 얘기지만 대부분 오해다.

먼저 ‘Fed는 은행 자본가들이 주주인 민간 조직’이란 주장이 있다. Fed의 일부인 12개 지역연방은행은 3000여 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민간 조직이 맞다. 하지만 Fed 이사회는 국가기관에 가깝다. Fed 이사는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며, 미국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목표로 일한다.

두 번째는 ‘Fed가 달러를 맘대로 찍어낸다’는 의심이다. 미국 헌법은 화폐 발행 및 통화가치 유지에 대한 권한을 연방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의회는 그중 통화가치 유지에 대한 권한을 Fed 이사회에 위임한다. 이를 통해 Fed는 통화량 조절과 기준금리 결정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

화폐 발행, 즉 달러를 찍어내는 권한은 재무부가 위임받았다. 다만 찍어낸 달러의 공급은 12개 지역연방은행을 통한다. 지역연방은행들은 재무부로부터 화폐를 제조 원가에 가져와 시중에 유통한다. 따라서 달러화 앞면 왼쪽엔 최초로 공급한 지역연방은행의 마크와 고유번호가 들어가고, 오른쪽엔 재무부 장관의 서명이 표기된다. 달러를 맘대로 찍어내긴 어렵다는 얘기다.

세 번째는 ‘Fed는 엄청난 이익을 내 은행 자본가에게 준다’는 것이다. 실제 Fed는 한 해 수백억달러를 번다. 통화량 조절 차원에서 미 국채와 주택저당채권(MBS) 등을 사거나 팔아 버는 돈이다. 특히 2008년 양적 완화로 자산이 4조5000억달러까지 증가하자 이익도 급증했다. 2008년 317억달러였던 이익은 2015년 978억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돈은 Fed 것이 아니다. 법에 의해 비용, 배당금(지역은행 출자금에 대한 6%), 유보금(총누적액 100억달러 이하)을 뺀 뒤 재무부에 이전해야 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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