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맞춰 '연저점' 찍은 원·달러 환율…바닥일까

입력 2017-11-08 14:49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새 30원 넘게 급락하면서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및 원화의 강세 기조가 좀 더 이어지겠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대를 뚫고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24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113.1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연저점(장중 1110.5원)을 찍은 뒤 저점 인식이 커지면서 소폭 상승해 거래되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말까지만 해도 1150원선에 근접(9월28일 종가 1149.1원)했다. 하지만 한 달만에 37원 넘게(7일 종가 1111.9원)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배경은 경제회복, 통화정책 정상화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달러화보다 원화가 더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나타내지만, 최근 원화는 달러화보다 뚜렷이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10월 하순부터 원화의 달러화 대비 강세가 강하게 나타났다"며 "원화 강세의 배경은 3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와 금리인상 가능성 상승, 북한 리스크 완화, 한중 관계 개선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러 강세로 재정 건전성이 취약한 터키 남아공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심화되면서, 대만 달러와 한국 원화 등이 신흥국 내 대체 수요로 부각되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 연구원은 달러화 및 원화 강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오는 30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앞두고 있는 점은 원화의 강세 기대감을 지속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이번달 110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장은 올해 마지막으로 개최되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현행 연 1.25%)가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전체 7명 가운데 3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또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융완화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됐다"고 발언한 데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경기회복세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물가도 목표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인되는 시점에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다만 금리인상 이슈를 원·달러 환율이 이미 반영해 움직이고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물가, 가계부채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금통위가 통화긴축을 쉽사리 결정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지난달 이후 한은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가 꾸준히 나오면서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외환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를 중심으로 바닥다지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흐름을 지속하는 이상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낙폭을 키우긴 어렵다"며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를 이탈한다고 해도 1100원대를 뚫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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