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동작의 조각들을 필름처럼 이어붙인 듯하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10~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해외 안무가 초청공연 ‘슈팅스타’는 독특한 춤 스타일로 기대를 모은다. 팔을 뻗었다가 거두어들이는 단순한 춤사위 안에도 무수히 많은 작은 동작의 조각들이 묻어난다. 무용수들은 어깨부터 허리, 엉덩이, 다리에 이르는 전신을 물결치듯 돌리거나 흔든다. 허리로 원을 그리며 다리를 꼬고, 머리 주위와 허리께에서 팔을 돌리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춤사위는 마치 꼬불거리는 아랍 문자를 몸으로 써내려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2011년 스위스 최고안무가상과 리히티예술상을 받은 프랑스 안무가 로렁스 야디와 니꼴라 껑띠용이 ‘슈팅스타’를 안무했다. 두 사람은 자체 개발한 움직임의 기술인 ‘퓟퓟(FuittFuitt)’을 춤에 녹였다. 껑띠용은 “퓟퓟은 온 몸의 뼈를 전부 움직이려고 생각하면서 하는 움직임”이라며 “전신의 관절을 동시에 움직이면서 상상하는 형태를 그려나간다”고 설명했다.
두 안무가는 아랍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야디의 아버지는 알제리 태생이고 껑띠용은 알제리 사람이 세운 무용단에서 처음 무용을 시작했다. ‘퓟퓟’이라는 움직임은 아랍의 음악 체계에서 영감을 얻었다. 서양음악에서 음과 음 사이의 최소 거리는 반음(2분의 1음)이다. 아랍음악은 반음을 한 번 더 나눈 4분의 1음을 최소 거리로 한다. 두 사람은 이런 음악적 기술을 몸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아랍 음악이 음을 미분해 음과 음 사이를 누비듯 몸의 동작을 해체하고 결합하는 것을 반복했다. 여기에서 엉클어진 실을 푸는 것처럼 보이는 나선형의 느린 움직임이 탄생했다.
‘슈팅스타’는 한국화한 퓟퓟을 선보인다. 아랍 음악 대신 거문고 명인 허윤정이 리더로 활동하는 국악 재즈밴드 ‘블랙 스트링’이 라이브 연주로 춤을 받친다. 거문고와 대금, 장구에 기타를 더한 구성으로 한국 전통음악에 재즈의 즉흥성을 가미한 현대음악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김서윤과 매튜 민 리치, 유다정, 임소정, 표상만, 허준환 등 여섯 명의 무용수가 무대에 오른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3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