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1000억대 대우건설 지분 처분

입력 2017-11-08 17:42  

대우건설·금호타이어 M&A에 영향 미칠까

금호타이어, 유동성 확보 '화색'
대우건설은 주가 하락에 '울상'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8일 오전 9시35분

금호타이어가 보유하던 대우건설 지분을 깜짝 처분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예정인 두 회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내년 재매각을 앞둔 금호타이어는 단기 유동성을 확충해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13일 예비입찰을 앞둔 대우건설은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서 우울한 모습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전날 장 시작 전 보유 중이던 대우건설 주식 1827만여 주(약 4.4%)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았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인 6810원에서 6.9% 할인된 약 6330원이다. 이를 통해 약 1150억원의 현금을 쥔 금호타이어는 희색이다. 금호타이어에 이어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보유 중인 대우건설 주식 913만8514주를 558억3632만원에 10일 장 시작 전 처분키로 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중국 사업장 등에 대한 실사를 벌이며 중국 등 해외의 잠재적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내달 초 실사를 기초로 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뒤 이르면 연내, 늦어도 상반기 중 재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예비입찰을 앞둔 대우건설에는 단기적으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7일 4.55%(310원) 떨어진 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타이어의 블록딜 여파였다. 이어 이날도 대우건설은 1% 이상 추가 하락하며 6400원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말만 해도 이 회사 주가는 7500원 선에서 움직였다.

대우건설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비입찰 가격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산업은행이 갖고 있던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의 가치는 주당 7500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1조5800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2조원가량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산업은행 측은 기대했다. 그러나 현 주가인 64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조3500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이 매각 작업에 단기 악재인 건 맞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버행(보호예수 물량 부담) 문제가 사라진 만큼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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