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도깨비' 만든 스튜디오드래곤 "국내 1등 넘어 글로벌 제작사로"

입력 2017-11-09 14:26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초로 종합 드라마스튜디오 모델을 정착시켰습니다. 2020년 드라마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해 국내 1위 제작사로의 입지를 굳히고,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겠습니다."

최진희 대표이사(사진)는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상장을 통해 국내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해 5월 씨제이이앤엠(CJ E&M)의 드라마제작사업부가 독립해 설립됐다. 주력 사업은 드라마의 제작·편성, 드라마 판권 및 VOD의 국내외 유통이다. '미생' '푸른바다의 전설' '도깨비' '비밀의 숲' 등의 히트작을 보유중이다.

또 '38사기동대' '보이스' '터널' '싸우자귀신아' '치즈인더트랩' 등의 드라마를 통해 장르물의 트렌드화를 주도하고, 웹툰의 드라마화를 선도하는 등 국내 드라마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국내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터를 보유한 점도 경쟁력이다. 작가 64명, 연출35명, 기획 34명 등 총 133명이 스튜디오드래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작가들 중 김은숙, 박지은, 김영현, 박상연 등 4명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을 일부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희 대표는 "우수한 크리에이터 기획력을 기반으로 지적재산권(IP)을 직접 보유, 국내외 판권 유통 등 다양한 매출을 창출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전통 미디어, VOD, 오버더톱(OTT) 등에 드라마를 판매중이며 95편에 이르는 IP를 기반으로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현지 드라마 제작 및 IP리메이크를 진행하고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넷플릭스와는 오리지널 드라마도 공동 제작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것이고 관련해 내년쯤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대표는 2~3년 내 미국 현지로의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시장은 당사가 경쟁우위에 있어 현지 방송사 제작사와 공동 제작하지만 미국은 진입장벽이 높다"며 "단독 진출보다는 현지의 안정적인 업체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중이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2014년~2016년 해외 매출액은 연평균 33.8%씩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에서 38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8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해 최근까지 중국 시장이 냉각됐음에도 눈에 띄는 성적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분할 후인 지난해 매출액은 1544억원,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엔 이미 지난해에 버금가는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 1374억원, 영업이익 228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점이 돋보인다. 2014년 4.0%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16.6%로 뛰어올랐다.

아스튜디오드래곤은 올 상반기 기준 2715억원의 자산을 보유중이다. 순차입금비율은 18%, 부채비율은 78%다.

최 대표는 "높은 재무안정성이 투자로 이어지며 양질의 드라마제작을 가능케하고 있다"며 "현재 20~25% 수준인 국내 드라마시장 점유율(MS)을 2020년 40%까지 높여 1등 제작사의 지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상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며 "한중 관계가 개선될 전망인 가운데 넷플릭스 애플 등 해외 메이저 플랫폼이 드라마산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지금이 글로벌 성장의 최적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16~17일 청약을 거쳐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예정가는 3만900~3만5000원이며 상장 예정 주식수는 2803만7240주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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