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폭스 인수에 370억달러 필요"

입력 2017-11-09 20:20   수정 2017-11-10 05:53

뉴스·스포츠 제외한 자산 인수
TV 콘텐츠 시장 공략
넷플릭스와 경쟁 나설 듯



[ 박상익 기자 ] 미국 복합미디어 그룹 21세기폭스가 회사 자산 대부분을 월트디즈니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거래금액이 300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사 제프리스의 분석을 인용해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선 방송 제작 스튜디오를 제외하고도 370억달러(약 41조2700억원)를 써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1세기폭스는 영화, 스포츠, 뉴스채널 등을 보유한 거대 복합 미디어 그룹으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 제임스 머독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최근 21세기폭스가 뉴스와 스포츠 부문을 제외한 회사 조직을 월트디즈니에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알려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월트디즈니도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ABC방송, 스포츠채널 ESPN 등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합병(M&A) 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이 콘텐츠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21세기폭스가 경쟁력을 가진 뉴스·스포츠 부문을 살리고 나머지 콘텐츠사업은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월트디즈니도 인터넷 기반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흥 강자인 넷플릭스를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운영, 캐릭터 상품 판매 자체로도 사업 규모가 크지만 발전 가능성이 더 큰 안방극장을 차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케빈 메이어 디즈니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우리는 성장하는 플랫폼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것은 (인터넷에 연결된) 텔레비전”이라고 말했다. 월트디즈니는 지난 8월 넷플릭스와 기타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에 자사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고 2019년부터 자체 플랫폼을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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