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비즈니스포럼 참석…4강 수준 경제협력 강조
'문재인 독트린' 본격 시동
사람·평화·공동번영 '3P전략'
아세안과 교역 2배로 확대
인도네시아서 K세일즈
자카르타 경전철 사업 수주
발전 등 19억달러 규모 MOU
[ 조미현 기자 ]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2020년까지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무역 규모를 현재보다 두 배가량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新)남방정책’ 구상을 밝혔다.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신북방정책에 이어 아세안 중심 경제 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세안과 동반자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아세안과 세계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동반자가 되자고 제안한다”며 “아세안과의 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손경식 CJ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한국 측 인사 200여 명과 로산 루슬라니 인도네시아상공회의소 회장,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산업부 장관, 바수키 하디물조노 공공사업부 장관 등 인도네시아 정·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내총생산(GDP)·인구·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교역액을 2022년까지 3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500억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 최대의 자동차 생산·수출국이라는 야심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며 ‘K세일즈’에도 나섰다.
◆‘문재인 독트린’ 시동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은 1977년 후쿠다 다케오(福田夫) 일본 총리가 선언한 ‘후쿠다 독트린’처럼 포괄적이고 중·장기적인 대(對)아세안 경제 외교 정책 구상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진들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아세안은 한국에 생산 요충지로 인식됐을 뿐 소비시장으로서 덜 부각됐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사람(people)·평화(peace)·상생번영(prosperity) 등 ‘3P 전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 공동체, 안보협력을 통해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 공동체, 호혜적 경제협력을 통해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아세안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히 아세안의 ‘허리’를 맡고 있는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의 이니셜을 따 ‘VIP’로 부르며 이들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700만달러 규모 한·아세안 협력기금 두 배 확충 △한·메콩 협력기금 세 배 확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고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2020년까지 한·아세안 교역 규모를 지금(약 1100달러)의 두 배인 2000달러로 확대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한·중 교역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순방 기간에 철도시설공단은 자카르타 주정부와 함께 경전철 2단계 사업(8.9㎞) 수주에 사실상 성공했다. 공공주택 17만 호 건설(한화), 자카르타에서 약 70㎞ 떨어진 리도 신도시 1단계 개발(포스코건설) 등 교통 및 인프라 분야에서만 한·인도네시아 간 19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자카르타=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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