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효과'에 사회적 기업 모어댄 가방 '품절 대란'

입력 2017-11-10 17:59  



(고재연 산업부 기자) 자동차 가죽시트나 에어백 등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해 가방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의 제품이 ‘품절 대란’ 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의 발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국내 최정상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 리더 랩몬스터가 지난달 말 대만 콘서트 일정을 마치고 유럽 여행을 떠난 사진을 게재했는데요. 그가 맨 모어댄의 ‘엘카 백팩’이 팬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명품 가방 대신 사회적 기업 제품을 구매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개념돌(개념 있는 아이돌)의 착한 소비”라는 댓글부터 “폐기물을 재활용한 제품이라니 놀랍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팬들의 ‘모방 소비’도 이어졌습니다. 모어댄 공식 홈페이지(www.wecontinew.com)에서 해당 모델은 주문이 폭주해 품절된 상태입니다. 수작업으로 가방을 제작하는만큼 쇄도하는 주문을 맞추기 어려워서입니다. 모어댄은 해당 홈페이지에 팝업 창을 열어 별도로 예약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모어댄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회사로,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2015년 설립됐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과정 및 폐 자동차에서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천연가죽, 에어백, 안전벨트는 연간 400만?에 이릅니다. 최이현 모어댄 대표는 폐기물 처리 비용만으로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자동차 시트 제작 후 남은 자투리 가죽이나 폐차 시에 버려지는 가죽을 재사용해 하나의 가방을 제작할 경우 1600L의 물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을 태우거나 매립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사회적 비용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단 제작, 제품 검수,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경력단절여성,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간접적으로 총 16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모든 제품은 4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장인들이 100%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어 제품 디자인과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랩몬스터가 우리 제품을 구매한 사실을 기사를 통해 알았다”며 “월드 스타가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패션에 관심을 갖고 ‘착한 소비’에 동참해 준 것에 놀랐고,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모어댄은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랩몬스터와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해당 모델에 대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엘카 백팩은 연말까지 기존보다 약 25% 할인된 가격인 19만5000원에 판매될 예정입니다. (끝) /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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