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홀 연속 버디… 이선화 '언니가 돌아왔다'

입력 2017-11-10 18:03  

KLPGA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 1R

7언더파 65타로 선두 마감
"2년 연속 시드전 치르며 고생
남편 도움으로 좋은 성적"

경기 중 장대비에 바람 불자
이정은 흔들리며 공동 8위



[ 최진석 기자 ]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종전인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이 막을 올린 10일 경기 이천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468야드). 오후 3시가 되자 잠잠하던 하늘에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람도 얼굴을 바꿔 세차게 불었다.

기상 악화는 올 시즌 사상 8번째 전관왕을 예약해둔 ‘대세’ 이정은(21·토니모리)에게 영향을 미쳤다. 16번홀 파 퍼트가 컵을 외면하고 지나간 것. 이때까지 6타를 줄이며 선두 자리를 추격하던 이정은은 첫 보기를 적어냈고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보기를 기록했다. 이정은이 따라잡으려고 한 선두 자리에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골퍼 이선화(31)가 있었다. 이선화는 이날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 이선화는 14번홀(파3)까지 5개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단숨에 리더보드 상단에 올랐다. 이선화에겐 ‘최연소’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00년 14세 나이로 KLPGA투어에 데뷔한 그는 그해 2부 투어인 KLPGA 미사일드림투어 1차전에서 14년2개월29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KL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2001년에는 제1회 엠씨스퀘어컵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15년3개월14일의 나이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KLPGA 정규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이선화는 신인왕도 차지했다. KLPGA투어에서 3승을 한 이선화는 2006년 미국 투어에 진출했다. 그는 LPGA투어에서 신인왕에 올랐고, 2014년까지 통산 4승을 거뒀다.

이선화는 2015년 KLPGA투어로 복귀했지만 국내 무대의 벽은 높았다. 그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2년 연속 시드전에 출전했다. 이선화는 “2년 연속 무안에서 시드전을 치르고 KLPGA투어에 나서고 있다”며 “시드전을 치를 때마다 너무 힘들고 추워서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다”고 했다.

올 시즌 그는 시드 유지에 성공했다. 이선화는 “LPGA투어를 7~8년 정도 뛰면서 부상이 오고 골프가 재미없었다”며 “결혼을 하고 돌아보니 내 인생에 있어 골프가 가장 재밌는 것이어서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이선화는 작년보다 실력이 향상된 요인으로 남편 박진영 씨(33)를 꼽았다. 박씨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프로 출신으로 경기 기흥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선화는 “남편이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스윙을 봐주고 경기 운영도 조언한다”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은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이선화와 함께 조윤지(26·NH투자증권)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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