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메이 'IPO 대어' 아람코에 구애 경쟁

입력 2017-11-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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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억달러 신용보증 제공
트럼프는 트위터에 상장 러브콜



[ 박상익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미국과 영국이 뜨거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직접 사우디에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영국이 먼저 구체적인 ‘당근’을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재무부가 아람코에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의 신용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신용보증을 위한 아람코 자산실사를 벌였으며, 수출금융청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 계획이 합작투자의 일환일 뿐이며 IPO 유인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아람코를 위한 맞춤형 정책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 지난 7월엔 영국 금융감독청이 아람코 IPO를 위해 런던증권거래소(LSE) 상장 기준을 일부 수정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기업 가치가 2조달러(약 2230조원)로 추정되는 아람코는 지분 5%만 시장에 풀어도 1000억달러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세계 증시 사상 최대 IPO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SE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트위터 정치’를 활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가 아람코 IPO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함께한다면 매우 감사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 중요한 일이다”는 글을 올렸다. 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에게 아람코가 NYSE에서 IPO를 할 수 있도록 고려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

사우디는 미국과 경제적,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여서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 것이란 점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반부패위원회가 왕자 11명과 전·현직 장관 등 수십 명을 체포한 데 대해 7일 “살만 국왕과 왕세자를 매우 신뢰한다”며 공개적 지지를 보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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