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회입니다. 족보…" 이 한마디로 44억 '꿀꺽'

입력 2017-11-13 18:59   수정 2017-11-14 09:33

텔레마케터 동원 2만여명 속여
인터넷 등서 가짜족보 '짜깁기'
"문중이름 책값 요구 주의를"



[ 구은서 기자 ] “서OO 선생님 댁이죠? △△ 서씨 중앙종친회입니다. 어르신부터 젊은이들까지 읽기 쉽게 한글로 우리 집안의 뿌리책을 펴냈는데 받아보시겠어요?”

유모씨(61) 일당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가짜 ‘족보’를 팔면서 한 말이다. 이들은 3년간 71개 종친회를 사칭해 가짜 ‘대동보감’ ‘종사보감’ 등 족보책(사진)을 판매했다. 그렇게 얻은 부당수익금이 44억6250만원, 피해자가 2만685명에 달한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사기·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유씨와 박모씨(65), 텔레마케터(전화판매원) 등 24명을 검거하고 이중 유씨와 박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2014년 9월부터 올 9월까지 서울 종로 등에 ‘종사편찬위원회’ ‘한국문중역사편찬회’ 등의 사무실을 차리고 텔레마케터 21명을 고용했다. 이들은 헌책방에서 사들인 대학교 동창회 명부나 종친회 명부 등을 보고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족보를 한글로 재발간하느라 비용이 들어 무료로 드릴 수는 없다” “10만원에서 20만원씩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대동보감, 종사보감 등 족보책을 판매했다. 두세 권이 한 세트로 20만원 정도에 판매했다. 일부 텔레마케터는 “저는 OO집안에 시집 온 며느리”라며 의심을 피했다.

하지만 이들이 판매한 족보책은 인터넷이나 출처 불명의 서적을 짜깁기한 엉터리 족보였다. 이들의 사기를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출판업자 박모씨(58)는 2012년에도 비슷한 범행으로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2012년 박씨가 입건됐을 당시 가짜 족보책을 모두 경찰에 압수당했으나 인쇄용 필름을 빼돌렸다가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대부분 70~80대로, 교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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