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국 대화 재개 여부에 관심 쏠려
[ 정인설 기자 ]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4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60일간 도발하지 않으면 북·미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 미국의 고위 관료가 공교롭게 북한의 도발 중단 60일째 되는 날 방한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조만간 북한 관련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본격적인 북·미 대화가 시작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윤 특별대표는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기간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북한이 2개월간 도발하지 않고 있는 의미와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북한이 약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이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월15일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 태평양 방향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미사일을 쏘지 않고 있다. 14일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한 지 정확히 60일 되는 날이다.
이른바 ‘60일 시계’ 전후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미국과 북한은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난 김정은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3자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 등을 포함한 아시아 순방 성과와 관련해 “중대한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수요일 중 성명을 발표하겠다. 무역과 북한, 그리고 많은 다른 것들에 관한 아주 완벽한 성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해 어떤 입장을 발표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ABC방송은 예상했다. 이 경우 대화 가능성까지 거론돼온 북핵사태 국면은 다시 긴장 상황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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