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홍준표 대표 독단 안돼…통합 리더십 발휘해야"
정우택 "서청원·최경환 제명, 내 임기 중엔 없다"
주호영, 바른정당 탈당…14일 한국당 입당
[ 유승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당에 남았던 사람이나 나갔던 사람이나 잘못은 같다”며 “정치적 앙금은 서로가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등 기존 한국당 주류와 바른정당에서 최근 복당한 의원 간 화합을 당부한 것이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치적 소신이 달라 탈당한 사람 중 이제 절반이 돌아왔다”며 “정치적 앙금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깨끗하게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은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의원 15명이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의 복당에 반발하며 소집을 요구해 열렸다. 홍 대표는 의원 신분은 아니지만 복당파의 재입당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직접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며 의총에 참석했다.
친박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 과정에서 홍 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완영 의원은 “이렇게 슬그머니 한다고 통합이 되느냐”며 “짚을 건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대표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모든 구성원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대출 의원은 “복당 결정 과정과 서청원·최경환 의원 징계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의총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의 원맨쇼로 끝난 의총”이라며 “박 전 대통령 및 서청원·최경환 의원 출당 등에 대해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홍 대표는 못들은 척하고 넘어갔다. 이건 말로만 통합이지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정부·여당의 적폐 청산에 맞서 보수 진영의 단합을 역설했다. 그는 “이 정부가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을 내걸고 망나니 칼춤 추듯이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적전 분열은 안 된다. 망나니 칼춤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한마음이 돼 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정부·여당은) 보수우파 진영을 궤멸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더 힘든 세월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복당 관련 얘기는) 오늘로 끝났다. 마무리됐다”고 강조했다. 서·최 의원 제명 여부에 대해선 “좀 이따가 보자”고 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서·최 의원 제명안 의결을 위한 의총을 열지에 대해 “내 임기 동안 없을 것”이라며 “홍 대표 생각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복당파 8명 중에선 강길부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의원 등 5명이 의총에 참석했다. 김무성 김영우 홍철호 의원은 불참했다. 복당파 의원들이 정 원내대표 소개로 앞에 나와 인사하는 동안 일부 친박 의원은 박수를 치지 않는 등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주호영 의원도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주 의원은 지난주 바른정당 탈당 의사를 밝혔지만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이날 열린 바른정당 전당대회를 마무리한 뒤 탈당하기로 했다. 이로써 최근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은 9명으로 늘었다. 주 의원은 14일 한국당에 입당할 계획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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