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뛰는데… '슬금슬금' 내리는 금값

입력 2017-11-14 17:32  

두 달 새 5% 이상 하락
금리 오르자 인기 시들



[ 하헌형 기자 ] 국제 금값이 게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긴축 움직임에 미국 내 실질 금리(명목 금리-물가상승률)가 상승하면서 금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전날보다 온스당 4.90달러(0.04%) 오른 1277.30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9월8일 온스당 1346.00달러까지 오른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새 5% 넘게 하락했다. 이 기간 원유, 산업용 금속 등 원자재가 세계 경기 회복과 미국 달러 약세 등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실질 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안전 자산 수요도 줄어들면서 금값 상승 여력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금값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및 안전 자산 수요와 달러 가치 움직임 등에 따라 오르내린다. 지난 9~10월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씩 오르는 데 그쳐 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2.0%)를 크게 밑돌았다. 물가 상승 둔화로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가 나오지 않는 금 투자의 기회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명목 금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9월 이후 0.3%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국제 금값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 선물이나 금광·귀금속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금 펀드의 단기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11개 금 펀드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42%(지난 13일 기준)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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