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카봇' 만든 한국 애니 제작사, 말레이사와 '변신 액션' 선보인다

입력 2017-11-14 18:59  

20억 규모 애니 공동제작 계약
"CG 무장해 세계 공략할 것"



[ 마지혜 기자 ]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 더블유바바(studio W.BABA)가 14일 ‘2017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에서 말레이시아의 애니메이션·컴퓨터그래픽(CG) 제작사 플라이스튜디오와 20억원 규모의 애니메이션을 공동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홍주 스튜디오 더블유바바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아세안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며 “우리 애니메이션을 세계에 성공적으로 선보이기 위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한 ‘말레이시아 비즈니스 로드쇼’에 참가해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 기업들을 만난 것이 이번 계약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더블유바바는 인기 애니메이션 ‘헬로 카봇’ ‘마스크 마스터즈’ 등을 제작한 회사다. 2011년 설립 이래 TV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해 왔다. 플라이스튜디오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게임 CG를 제작한 경험이 많다. 이 대표는 “서로의 강점을 합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공동 제작할 애니메이션 제목은 ‘시노스톤’(가제)이다. 꿈 많은 아이들이 지혜를 얻어가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액션 어드벤처물이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변신 액션으로 어린이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와 말레이시아 디지털경제위원회가 제작비의 약 30%(7억원)를 지원한다. 내년 말까지 제작을 마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애니메이션 산업 백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내에는 376개 애니메이션 업체가 있다. 이들은 2015년 610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억2657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하지만 매출 대부분이 성공한 프로젝트를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하는 몇몇 회사에 쏠려 있다. 상당수의 제작사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드는 기본 제작비도 충당하기 버거운 현실이다.

이 대표는 국내의 어려운 제작 환경을 넘어서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그는 “초기에는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유럽의 문을 두드렸지만 비용의 문턱이 높았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으로 방향을 바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국 완구회사와 계약을 맺고 신작 ‘시노스톤’의 캐릭터를 장난감으로 만들 계획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TMS와도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거점은 말레이시아에 뒀다. 말레이시아 애니메이션 기업들은 창작과 외주 등으로 다양한 CG를 제작해본 경험이 풍부해 안정적인 품질로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과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아시아 애니메이션을 세계에 퍼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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