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리는 아세안 국가
복합문화 공간 수요 많아 협업 이뤄지면 대규모 투자
"모든 산업 교류의 시작은 외교"
문재인 대통령 순방으로 기대감 더해
[ 김희경 기자 ]
“한국의 콘텐츠 기술은 정말 섬세하고 정교합니다. 누가 봐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선진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이 비슷한 문화를 지닌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만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겁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러시 제프리 MNC랜드 실장은 1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17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투자 쇼케이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말레이시아 미디어그룹 미디어프리마의 탄 페이 신 이사도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아세안 기업이 아이디어는 있지만 콘텐츠로 개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VR 콘텐츠나 모바일 게임 등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한국 콘텐츠기업과 만난다면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콘텐츠는 물론 기술 협력도 원해”
이날 콘퍼런스에선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다양한 첨단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이 기술을 방송부터 모바일, 테마파크 등 각종 분야에 접목하고 싶어하는 아세안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참여국이 해마다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처음엔 태국만 참여했으나 지난해엔 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6개국으로 확대됐다. 올해엔 싱가포르 관계자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기조연설도 한·아세안의 전략적 협력을 돕는 다양한 주제로 이뤄졌다. 탄 페이 신 이사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모델’을, 러시 제프리 실장은 ‘융합콘텐츠를 활용한 글로벌 테마파크로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생태계 구축을 통한 동반성장 모델’을 주제로 연설했다.
2003년 설립된 미디어프리마는 방송부터 모바일 출판 라디오 등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한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하고 있다. 탄 페이 신 이사는 “하나의 작품을 여러 유형으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좋은 콘텐츠 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영화도 제작하고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도 개발하려 하는데 한국 콘텐츠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이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인종이 다양해 콘텐츠 선호도도 제각각이지만 K콘텐츠만큼은 공통적으로 인기가 높다”며 “비슷한 정서가 있는 데다 앞선 기술력까지 갖춰 K콘텐츠가 아세안에 진출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어 관련 분야를 공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제프리 실장은 “현지 주민뿐만 아니라 아세안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 테마파크 등 복합 문화공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디지털 문화를 접목한 테마파크를 조성해 ‘아세안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아세안의 디즈니’를 조성하려는 기업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MNC랜드도 한국에서 재밌고 이색적인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세안+3 회의로 콘텐츠 교류 기대”
한국 기업에서 바라본 아세안 진출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고윤전 단장은 “수십 대의 카메라로 찍은 입체 영상을 제공하는 ‘타임슬라이스’를 평창동계올림픽 때 선보이려는데 이런 콘텐츠를 아세안 시장에 수출해도 좋을 것”이라며 “미디어 스포츠 게임 등 분야에서 서로 코드만 맞는다면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고 단장은 “KT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세안에서도 건강에 관심이 높아져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많은 기업이 이 분야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순방으로 콘텐츠 교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제프리 실장은 “모든 산업교류의 시작은 외교에서 시작되는 법”이며 “각국 정상이 디지털 콘텐츠산업에 대해서도 관심사를 나눴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사업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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