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서 울상 짓는 보톡스 업체들…"저가매수 기회"

입력 2017-11-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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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톡스·필러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관련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울상을 지었다. 보툴리눔 톡신 기업 양대산맥인 메디톡스와 휴젤이 3분기 나란히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체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시장 경쟁 과열에 메디톡스·휴젤 3분기 '어닝쇼크'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휴젤은 올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메디톡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한 169억원, 매출은 22% 증가한 40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기대치 대비 각각 28.2%와 8.8% 밑도는 수치다. 휴젤의 영업이익은 32.3% 늘어난 237억원, 매출은 26.7% 증가한 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시장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증권사들은 줄줄이 메디톡스와 휴젤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은 두 업체의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메디톡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65만원에서 61만원으로, 삼성증권은 휴젤의 목표주가를 기존 73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내렸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시장 경쟁과열을 지목했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경우 대웅제약, 휴온스 등의 후발 주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휴온스는 내년부터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인 '휴톡스'를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필러 시장의 경우 필러 출시 업체들만 3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툴리눔 톡신·필러 시장 레드오션화 등이 제품 판매평균단가(ASP) 인하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어닝 쇼크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판관비 증가와 단가인하로 인해 수익성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디톡스는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지난 8월 판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올 3분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내수 매출은 1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53.8% 증가했다. 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휴젤의 올 3분기 내수 점유율은 떨어졌다.

3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도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의 수출액도 감소한 것이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14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0.6% 감소했다. 필러의 경우 92억원으로 29% 줄었다.

◆"해외 진출 기대감으로 내년 초 반등 기대"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4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가 내년부터 업체들의 해외 진출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4분기 보툴리눔 톡신의 수출액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9월 관세청의 보툴리눔 톡신 데이터 수출액이 1625만6000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7.4%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28.5% 늘었다.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이 올 연말과 내년 초에 몰려있다는 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김요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초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세계시장에 나가면서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원으로 집계된다. 시장조사기관 미국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필러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7조3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시장 진출의 경우 대웅제약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미국 임상시험 3상을 마치고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와 휴온스가 내년쯤에 미국 임상시험 3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휴젤은 올 4분기 미국과 유럽 임상시험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

메디톡스는 국내 업체 중 가장 빠르게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임상시험 3상을 마쳤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성수기 실적 회복과 해외시장 진출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현재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의 주가는 저점"이라며 "현재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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