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서울시·SBA,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키운다

입력 2017-11-15 16:17   수정 2017-11-15 17:16

불평등·빈부격차·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이윤창출을 동시에 할 수 있게
경영전략서 마케팅까지 지원

2013년부터 39개 기업 선정
중장기적으로 맞춤형 컨설팅



[ 조아란 기자 ]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에코 웨딩을 위한 사회적기업이다. 천연소재를 사용해 친환경 생산 방식으로 웨딩드레스를 만든다. 자연에 해가 되지 않고 몸에도 좋은 결혼식을 돕는다는 취지다. 이 회사는 최근 병원복, 유니폼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의 도움이 컸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들에게 천연소재로 만든 병원복을 제공하고 환경오염이 많이 발생하는 단체복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싶었지만 적은 매출과 인력 부족이 걸림돌이었다”며 “서울시와 SBA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영 전략과 판로 개척, 홍보 등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해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현재 해외 시장에도 소개할 수 있는 친환경 병원복과 의사가운 시제품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서울시와 SBA가 사회적경제기업의 ‘맞춤형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 비해 매출과 인력 규모가 작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위해 경영 전략부터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시장에 잘 안착하도록 도움으로써 이들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선순환 구축에 나서는 셈이다.

◆“중장기적 성장 돕는 지원”

사회적경제기업은 불평등, 빈부격차,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과 이윤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주도 없이도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자와 고객들에게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와 SBA는 2013년 말부터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선정해 왔다. 지금까지 총 39개 기업을 선정·지원했다. 지원 대상에는 컴퓨터, 의류·봉제 등 일반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 업종도 포함됐다. 돌봄서비스, 문화·예술 교육, 시설유지보수, 콘텐츠 개발 등 서비스 관련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이 지원기업 수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원 내용으로는 전체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통지원’과 기업별 상황에 맞춰 지원하는 ‘집중지원’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매년 말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판로, 홍보, 투자 유치, 네트워크 구축 등 5개 분야에서 공통 지원을 한다. 사회적경제박람회 참여, 우수기업 워크숍 등을 통해 우수기업의 정보 교류와 협력을 돕고 기업이 인지도를 높이도록 지원한다. 직접적인 사업비 지원이 아니라 기업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간접 지원을 원칙으로 해 기업별 상황과 여건에 맞는 중장기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SBA 관계자는 “일회성 혹은 일률적인 지원보다 오히려 기업들의 호응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SBA는 최장 3년간 맞춤형 지원도 한다. 기업이 직접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면 해당 분야에서 컨설팅 서비스와 사업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SBA 관계자는 “일반 기업과 달리 사회적경제기업은 중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스스로 설정해놓고 그 목표와 비전 달성을 매출 목표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구성한 만큼 기업들의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BA 관계자는 “작년 말 마을기업과 협동조합도 각각 3개사가 선정됐다”며 “사회적경제기업 지원프로그램이 마을과 조합원을 구성원으로 뭉친 공동체 조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에 한 번 선정돼 3년의 집중 지원이 끝났더라도 매년 재인증을 받으면 공통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년간 지원받았던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매년 재인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도도 높은 편이다. 매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크고 중장기 가치를 지켜나가는 사회적경제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쑥쑥 성장하는 우수기업

서울시와 SBA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은 벌써 여러 곳이다. 2015년 말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놀이나무’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운영하는 회사다.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당시 놀이나무는 수학교육 영역으로의 진출을 준비 중이었다. ‘수포자(수학 교과를 포기한 사람)’라는 말까지 등장할 만큼 수학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이들에게 단계별 수학 학습 프로그램을 선보여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다.

놀이나무는 서울시와 SBA의 지원을 받아 ‘놀이나무 수학톡’이라는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학생들이 단계적으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한편, 학부모 코칭 기능을 첨가해 부모가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만든 사업이다. 서울시와 SBA는 놀이나무 수학톡의 홍보물 제작을 돕고 기존 홈페이지를 개선하는 등 주로 새 사업의 홍보를 도왔다. 수학톡 서비스를 쉽게 이해하고 간편하게 신청하도록 기존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했고, 그 결과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 저개발국가 생산자들과의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가공식품을 개발, 유통, 판매하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도 서울시와 SBA의 지원을 통해 신규 상품 ‘하루 카카오닙스’를 출시한 사례다. 초콜릿, 건망고, 캐슈넛 등의 식품을 취급하던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가 처음으로 내놓은 소용량 상품이다. 다이어트 음식의 인기와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시장에서 대용량으로 취급하던 카카오닙스를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분량만큼 포장해 내놓았다. 서울시와 SBA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의 포장 디자인 개발을 도와줬다. 회사는 주요 고객층을 겨냥한 새로운 포장 디자인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이 디자인을 활용해 포장 패키지 디자인도 새로 만들었다. 회사 측은 “새 상품의 디자인 통일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경제기업 공감대 ‘확산’

단계적으로 성장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공동체의 공동 발전을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사업 초창기인 2013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노란들판’은 장애인 취업과 이들의 자립을 어렵게 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수막 제작, 인쇄 디자인 사업 등을 주로 하는 이 회사에선 장애인 직원들도 일하고 있다. 직원 각자가 갖고 있는 장애의 특성을 고려해 업무에 배치한다.

서울시와 SBA의 집중 지원 기간이었던 2015~2016년 노란들판은 SBA의 맞춤형 지원을 받아 직원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했다. 장애를 가진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강화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장애인들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노란들판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디자인 전문회사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SBA 관계자는 “올해는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국내에선 아직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사회적경제기업이 일반 기업과 경쟁해서 뒤처지지 않는 ‘스타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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