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천목(天目) 도자기 창작에 몰두, 도예 입문 37년 만에 ‘명인(Master)’의 반열에 오른 도공의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삼덕로에 위치한 「현공요」 대표 안성모 씨(54).
안 씨는 지난 9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도예 도자기 천목 부문에 명인으로 선정됐다.그는 누구한테 평가를 받으려고 하지 않고 지금까지 37년 동안 작품 제작에만 전념해왔다고 한다. 그가 도공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지인도 있을 정도라 한다.
명인으로서의 그의 첫 전시회가 양산 통도사성보박물관 기획 초대전으로 19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 나온 다관, 향로, 항아리 등 작품 100여점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안 명인은 전통 천목 도예분야에 자신만의 창의적 기법을 개발해 천목자기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요변(窯變)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없는 실험을 통해 △아름다운 은하수 무늬의 ‘야천만성(夜天滿星)’과 △밤하늘에 흩날리는 눈을 연상시키는 ‘설점천목(雪點天目)’이라는 독창적인 작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요변은 가마 속에서 도자기가 불의 온도나 흙의 성질, 잿물 상태 등으로 변화를 일으켜 예기치 않은 색깔과 무늬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특히 그는 액상 금(金)이 아닌 99%의 순금을 천목 도자기에 입히는 고난이도 작업에 성공한 데 이어 쌀뜨물처럼 뽀얀 빛깔을 내는 백자도 구현해냈다.
그는 초벌구이와 재벌구이에 끝내지 않고 색다른 빛깔을 내기 위해 더 높은 온도로 굽는 3차 소성까지의 모든 과정을 전통 장작 가마를 사용해 직접 해낸다.
그는 1980년 부산공예고등학교 도자과에서 도예를 접한 이후 전통 도예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하기 위해 부경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는 “‘명인’이라는 꽃다발이 그동안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는 거 같아 기쁘다”며 “느리더라도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다 보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긴 세월 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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