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JSA 귀순 북한군' CCTV 영상 공개 돌연 연기

입력 2017-11-16 16:42   수정 2017-11-16 16:44

당초 26초짜리 동영상 공개 예정
북측 추격조 MDL 침범 여부 판단할 장면 빠져
좀 더 긴 영상 공개하려다 실랑이 끝 무산


유엔군사령부가 16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과 관련한 CCTV 영상 공개 계획을 돌연 연기했다.

이 영상엔 귀순한 북한군과 북측 추격조 등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귀순 정황 파악에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북측 추격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여부, 우리 군의 당시 상황, 귀순 북한군의 상태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유엔사는 이날 오전 26초짜리 영상을 준비했다. 귀순한 북한 군인이 타고온 군용 지프차 바퀴가 배수로에 빠지는 장면과 북한군이 이를 추격해 다가가는 장면, 사격하는 장면, 귀순한 북한 군인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을 때 뛰어오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영상엔 북측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측은 이 부분을 제외하고 영상을 공개했을 경우 빚어질 의혹 제기를 우려해 공개 예정시각 직전 “좀 더 긴 영상을 준비하겠다”며 긴급 회의를 했다. 그 후 취재진에게 동영상 공개 계획 연기를 알렸다. 다음 공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유엔사 관계자는 “CCTV 내용이 기밀사항인 만큼 공개에 대해 의견 조율이 더 필요하다”며 영상 비공개를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결코 무엇을 감추려는 의도가 아니며, 동영상을 공개하려는 건 언론이 더욱 정확하게 기사를 쓰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또 “아마 공개된다면 내일(17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오늘같은 상황이 또 다시 생길지 몰라 확답을 하기 어렵다”며 “내일 진행되지 못할 경우 중간 공개 없이 군사정전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로 바로 넘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정위 조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합동참모본부와의 사전 조율 여부에 대해선 “합동참모본부나 국방부와 사전에 어떤 조율도 없었으며, 영상 공개 반대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사가 이 같이 우왕좌왕한 이유가 석연치 않아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엔사와 국방부에 “더욱 정확한 기사를 위해서였다”는 유엔사가 도리어 부정확성을 키우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유엔사와 국방부에 대해 취재진이 거세게 항의하는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군 일각에선 북측 추격조가 MDL을 넘었다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16일 “북한군 귀순 당시의 CCTV 영상에는 4명의 추격조 중 1명이 MDL 선상에 있는 중립국감독위 회의장 건물의 중간 부분 아래까지 내려온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안다”며 “이 추격조는 황급히 북쪽으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중립국감독위 회의장 건물은 MDL을 가운데 두고 남과 북쪽 같은 면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 회의장 중간 부분 아래까지 내려온 것으로 미뤄 MDL을 넘었을 것으로 군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MDL을 표시하는 선이나 구조물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추격조가 JSA 내 MDL을 넘은 것은 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이다. 그러나 JSA 경비대원들은 MDL을 넘은 북한 추격조에 대해 경고사격 등의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 군인이 총격을 받으면서 귀순하는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추격조 일부가 MDL을 넘은 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경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은 유엔사 측이 정확한 내용을 내놓을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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