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랠리 지속"
삼성SDI 영업익 전망치 석 달 전보다 116% 늘어나
"기계·제약 턴어라운드"
두산인프라코어 영업익 작년보다 46% 증가할 듯
한미약품 흑자전환 예상
[ 최만수 기자 ]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북한 리스크(위험)가 수그러들었고 연말까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이벤트가 적기 때문에 실적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약·기계·음식료업종 등의 실적이 ‘유(U)자’를 그리며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깜짝실적 기대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정보기술(IT)업종의 실적 개선 및 주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00원(2.09%) 오른 22만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이후 10.83% 오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2분기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 회사는 3분기에 영업이익을 602억원으로 늘렸다. 4분기에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76억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인 452억원보다 116.0% 늘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926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갤럭시노트8에 소형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신뢰를 회복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BMW와 폭스바겐이 공격적인 전기자동차 생산계획을 밝히면서 자동차용 배터리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 부문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석 달 전 14조7620억원에서 16조2706억원으로 10.2% 많아졌다. SK하이닉스도 4분기에 4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 3분기(3조7372억원)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업종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졌다.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 주가는 하락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4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62.6% 줄어든 33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OCI 흑자 전환할 듯
4분기에는 ‘부진의 터널’에서 탈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 적지 않다. 기계업종이 대표적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4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2% 늘어난 14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올해 중국 건설경기가 살아나 굴삭기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냈던 한화테크윈은 4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게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9 자주포 수출물량 인도가 4분기에 집중된다“며 “빠른 실적 정상화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제약·바이오주의 실적 전망도 ‘맑음’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동기보다 89.3% 늘어난 13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작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랫동안 부진했던 태양광업체 OCI 역시 폴리실리콘값 강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상(전년 동기 대비 98.1%) CJ제일제당(35.7%) 농심(34.8%) 이마트(19.2%) 등 주요 내수주들도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한·중 관계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면세점, 화장품, 카지노 등 중국 소비 관련주의 실적 회복 여부도 주목된다. 가장 빠르게 실적 회복이 나타날 업종으로는 면세점주가 꼽힌다. 호텔신라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8억원으로 석 달 전보다 30.0% 늘어났다. 작년 동기보다 2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다이스 GKL 등 카지노주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졌다.
다만 화장품업종의 실적 회복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영업이익(847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17.1% 줄어들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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