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저격수, 월마트 확 바꿨다

입력 2017-11-17 18:06  

혁신성장 기업인이 이끈다

'베저스의 앙숙' 마크 로어
월마트닷컴 서비스 대수술
3분기 온라인 매출 54% 급증



[ 뉴욕=김현석 기자 ] 미국 뉴욕증시에서 16일(현지시간) ‘오프라인 유통 거인’ 월마트의 주가가 10.9% 치솟았다. 3분기 실적이 최대 호재로 작용했다. ‘온라인 유통 파괴자’ 아마존의 위협에 고전해온 월마트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월마트가 아마존과 본격 경쟁을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CNBC 방송은 “월마트가 아마존의 맞수임을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1월 결산 법인)가 이날 발표한 3분기(8~10월) 매출은 1231억달러(약 135조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정체 상태이던 오프라인 매출(동일 매장 기준)은 2.7% 늘어나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을 더 놀라게 한 것은 월마트닷컴 등을 통한 온라인 매출 급증(54%)이었다. 고무된 월마트는 올해 전자상거래 매출 전망치로 175억달러를 제시했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반격 배경에는 인재 영입이 자리잡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회사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 임원 출신인 제트닷컴 창업자 마크 로어에게 전자상거래사업 대표를 맡겼다. 로어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로어 대표는 월마트의 기존 온라인사업을 확 뜯어고쳤다. 프라임 회원(연회비 99달러)에게 이틀 내 무료배송해주는 아마존과 정면 대결했다. 연회비 없이도 35달러어치 이상 주문하면 이틀 내 무료배송했다. 온라인에서 파는 상품을 1년 만에 세 배가 넘는 7000만 개로 늘렸다. 또 보스 등 고급 브랜드를 월마트닷컴에 입점시켰다. 모드클로스를 비롯해 경쟁력 있는 온라인업체도 줄줄이 인수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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