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사 뱃속에서 나온 기생충 논란 …"남북한 건강격차 줄여야"

입력 2017-11-17 19:04   수정 2017-11-17 19:06

귀순병사 상태, 북한 주민 건강 보여줘
기생충은 인분 비료로 사용하는 국가서 흔해
"건강격차 방치하면 사회적 혼란 될 것"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기생충 수십마리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교류 협력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15일 귀순병사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외과 교수)은 귀순병사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언론 브리핑을 열고 "파열된 소장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며 "큰 것은 길이가 27㎝에 달해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며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병사는 지난 13일 오후 3시31분께 귀순하던 중 북한군의 총격으로 팔꿈치, 어깨, 복부 등에 5∼6군데 총상을 입고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5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다. 이틀 후인 15일 복벽에 남아있던 총알을 제거하고 담낭을 절제하는 2차 수술도 받았다.

북한군 병사의 몸 속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것은 북한 주민 상당수가 기생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기생충 감염은 인분을 비료로 쓰는 국가에 많다.

한국도 1971년 기생충 감염율이 84.3%에 달했다. 이후 인분 비료를 줄이고 기생충약을 복용하도록 하면서 2004년 기생충 감염율은 4.3%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기생충 뿐 아니라 다른 감염 질환도 남북한 유행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열린 통일보건의료학회 간담회에서 김신곤 학술이사(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북한에서는 저소득 국가에서 창궐하는 세균성 감염병이 많은데 반해 남한에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많다"고 지적했다.

통일이나 대규모 탈북 등으로 남북한 감염병이 섞이며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유전적으로 동일한데 70년 넘게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것은 남북한이 세계 유일하다"며 "탈북주민 등을 통해 건강양상을 분석하고 통일 후 북한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질환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만성질환은 북한 주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빈곤 이후 풍요로워지면 급증하는 질환 중 하나가 당뇨다.

이 같은 보건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류 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 이슈에 따라 교류 협력이 끊기는 일이 빈번하다. 2007년 남북이 약속한 감염병 관리 계획, 북한 인민병원 현대화 사업 등은 모두 수년째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보건의료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기본 합의서가 마련돼야 한다"며 "공공기관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남북한 공중보건 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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