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AI 확진…평창올림픽 앞두고 비상

입력 2017-11-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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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국 가금농가에 48시간 이동중지 명령


[ 오형주 기자 ] 올겨울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오리 사육 농장에서 발생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AI가 다시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고창에 있는 육용오리 농가에 대한 검사에서 고병원성(H5N6형) AI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농가는 축산기업인 참프레의 위탁을 받아 오리 1만2300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지난 18일 이 농가의 출하 전 검사과정에서 AI 항원이 검출되자 방역당국은 오리를 전부 살처분하고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가금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AI 발생이 확인됨에 따라 20일 0시부터 전국 모든 가금 사육농가에 대해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발동했다. 현재 ‘주의’ 단계인 AI 위기경보는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전에 AI 등 가축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정부는 초긴장 상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위기경보단계를 격상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 설치 등 필요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19일 전북 고창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에 따라 한국은 지난 10월 회복한 ‘고병원성 AI 청정국’ 지위를 37일 만에 다시 잃게 됐다. 앞서 10월13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한국에 AI 청정국 지위를 부여했다. 7월13일 이후 석 달간 전국 가금류 사육농장 4380곳, 전통시장 237곳에 대한 검사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야생조류 분변 등에서 AI 항원이 꾸준히 검출됐으나 전부 저병원성으로 확인됐다.

전국 가금농가에서는 ‘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003년 처음 발생한 AI는 2014년부터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140여 일간 발생한 AI는 살처분 3787만 마리라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다.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3084억원이 투입됐다.

정부는 지난 9월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AI 방역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발생 시 대응’ 관행에서 벗어나 상시 예방 체계로 전환하고, 가금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AI·구제역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대비해 AI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심각’ 단계에 준해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동계올림픽을 2개월여 앞두고 AI가 발생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겨울처럼 AI가 확산될 경우 자칫 올림픽 진행에 큰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발생하면 고속도로 등에 방역초소를 설치해 지나가는 차량에 소독약을 뿌리고, 차량과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는 올림픽 기간 중 80여 개국 선수와 임원, 취재진 등 2만7000명을 포함해 4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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