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K루브리컨츠, 2018년 상반기 상장한다

입력 2017-11-21 17:50  

올해 사상 최대 호실적 업고 3년 만에 재도전

SK이노베이션의 알짜 자회사
세계 3위의 윤활유업체
올해 매출 3조·영업익 5130억

2018년 상반기 IPO 최대어 예약
3년 전보다 밸류에이션 높아져
시가총액 최소 5조원 안팎
공모 규모만 1조 이상 될 듯



[ 정소람/유창재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21일 오후 3시51분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내년 증권시장에 입성한다. 공모 금액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21일 SK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유가증권시장에 올리기로 하고 자문사단 선정을 마쳤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미래에셋대우가 공동 주관을 맡았다. 자문사단 실사를 거쳐 공모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엔진오일 브랜드 ‘지크(ZIC)’를 보유한 세계 3위 윤활유 회사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윤활기유(base oil)와 윤활유 완제품을 제조해 판매한다. 매출 비중은 지난 3분기 기준 윤활기유 87%, 완제품 13%다.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고품질 ‘그룹3’ 윤활기유 시장에서는 35%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SK그룹의 에너지·석유화학 부문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이 2009년 물적 분할해 설립했다. 유가 하락 시기에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 ‘알짜’ 자회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과 2015년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루브리컨츠 상장을 추진했지만 실적 하향 등의 여파로 미뤘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2015년 “IPO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하면서 매각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거래 추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그해 6월 협상이 중단됐다. 이어 7월에는 “최근 윤활유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적절한 기업 가치 평가가 어렵다”며 상장 예비 심사도 철회했다.

그 사이 회사 수익성은 더 좋아졌다. 2014년 2조9820억원, 2890억원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5360억원, 468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3624억원에서 553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윤활기유 재료와 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인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매출 3조1690억원, 영업이익 513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08년부터 추진한 ‘글로벌 파트너링’ 투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008년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와 2014년에는 스페인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렙솔과 현지 합작 공장을 설립했다. 2012년에는 일본 JX에너지와 합작으로 울산 공장을 완공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2005년 생산량의 7%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이 지난해 65%까지 늘어났다”며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을 선점하자는 최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2012년 상장 추진 당시 사상 최대였던 2011년 실적(EBITDA 5421억원)을 기준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을 3조~5조원으로 예상했다. 올해 실적은 2011년을 능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정유·화학업계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이 당시보다 높아져 시가총액이 5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신주 배정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공모 규모만 최소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IB업계 전망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조 단위 공모가 드문 내년 IPO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에너지·정유 분야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소람/유창재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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