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일자리 날릴 본사 고용 원치 않는다"는 파리바게뜨 제빵사들 호소

입력 2017-11-21 18:01  

파리바게뜨 제빵사 30여 명이 그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불안을 가중시키는 본사 직접 고용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제빵사들은 “우리가 본사 소속이 되면, 가맹점주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직접 빵을 굽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업무량이 늘고 업무강도도 훨씬 높아질 게 뻔하다”고 주장했다. “제빵사들이 고용안정성이 높은 직고용을 원한다”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제빵사들은 본사 직접 고용보다는 본사와 협력사, 가맹점주가 추진하는 3자 합작법인을 통한 고용이나 현행처럼 협력사를 통한 고용을 원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상당수 제빵사들의 생각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합작법인을 통한 고용에 찬성한다는 제빵사가 전체(5378명)의 절반을 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반면 직접 고용을 주장하는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제빵사는 700여 명에 불과하다. 업종 특수성과 근무 환경 등을 감안하지 않고 밀어붙인 정부의 직접 고용 명령이 되레 고용안정성을 해치고 여러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에 대한 노동3권 부여 논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수고용직은 고용 형태가 다양하고 사업주에 대한 종속성도 직종마다 차이가 크다. 개인사업자로 남는 것이 노동3권을 보장받는 근로자가 되는 것보다 세금이나 근로조건 등에서 더 나은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연구원 조사에서 보험설계사의 78.4%가 개인사업자로 남기를 선호한다고 밝힐 정도다.

업종 특성과 고용 관행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노동정책이 의도와는 달리 근로자 보호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이는 작지 않은 문제다. 무엇이 진정 근로자들을 위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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