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로닉, 아이센스 등 국내 주요 의료기기 업체들의 올 3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해외 진출, 연구개발(R&D) 등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실적 부진을 해외 진출 등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평가하고 있다.
22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루트로닉, 아이센스, 바디텍메드 등 의료기기 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올 상반기까지 성장세를 보이던 의료기기 업체들의 실적이 주춤했다.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인 루트로닉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07억45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3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0억52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R&D 비용과 법인세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루트로닉은 안과 부분 미국 법인인 루트로닉 비전을 통해 레이저치료 기기인 '알젠'의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 자문료로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올 3분기 신규부여 스톡옵션 비용, 고정비와 법인세 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혈당측정기 개발 기업 아이센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28.8% 감소한 49억3100만원에 그쳤다. 현장진단 기기 전문 기업 바디텍메드의 영업이익도 2억600만원으로 94.8% 줄었다.
두 업체의 경우 해외 진출을 위해 투자를 감행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아이센스는 지난해 말 사업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 차원에서 미국 현지 혈액응고진단기기업체를 인수했다. 혈액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말 회사를 인수한 이후 아이센스는 제품개발, 인력 부분에 투자를 진행했다.
바디텍메드는 중국 광서공장의 투자비용과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인허가 비용이 증가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이런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의료기기 업체들이 도약하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 등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의료기기의 경우 해외 진출 시 인허가 비용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해외시장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 의료기기 업체들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고, 고용도 증가했다"며 "의료기기 산업 자체는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부터 의료기기 업체들의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한중 관계 긴장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면서 중국법인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바디텍메드는 4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고정거래처에 대한 공급 증가와 광서공장 가동률 상승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국 광서공장의 연간생산량은 1000만 개"라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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